지난해 건설업계에서 가장 충격이 컸던 소식은 대우건설의 '영업손실 8154억원'이었다. 반면 같은 해 DL이앤씨의 영업이익은 3870억원이었다. 같은 업종, 다른 성적표다.
2025년 연간 연결 기준 DL이앤씨의 영업이익률은 5.2%다. 전년(3.3%)보다 1.9%p 올랐다. GS건설(3.5%), 현대건설(2.1%)도 웃돌았다. 부채비율은 같은 기간 100.4%에서 84%로 낮아졌다. 현대건설(174.8%), GS건설(234.2%), 대우건설(284.5%)과 대조적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매출은 8조3184억원에서 7조4024억원으로 11% 줄었다. 다만 이 현상은 건설업 전반의 흐름이기도 하다. 현대건설(-4.9%), GS건설(-3.2%), 대우건설(-23.3%) 모두 비슷한 길을 걸었다. 이와 관련해 DL이앤씨는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우량사업 중심의 선별수주 전략을 실행한 결과"라고 밝혔다.
모험을 하기보다 '수익이 확실한 사업'에 베팅했다는 뜻이다.
이러한 수익성 개선의 근거는 원가율이다. 분기보고서 기준 연결 원가율은 2024년 1~3분기 누적 90.5%에서 2025년 같은 기간 87.7%로 2.8%포인트 내려갔다. 단분기 기준으로는 2024년 3분기 89.1%에서 2025년 3분기 86.5%로 낮아졌다. 회사 측은 "고원가 현장이 마무리되고 저원가율 신규 착공 현장 비중이 높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러 지표 면에서 긍정적인 DL이앤씨를 깐깐한 증권가도 주목하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7일 DL이앤씨의 목표주가를 5만7천원에서 10만2천원으로 78.9% 대폭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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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DL이앤씨의 올해 실적 기대감은 외형 축소의 여파로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주가는 원전 섹터의 기대감이 유효한 상황"이라며 "미국 엑스에너지와 협업의 점진적 가시성 확대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동사는 2023년 엑스에너지 전환사채에 2천만달러(한화 약 303억 1천만원)를 투자해 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엑스에너지는 4세대 SMR 모델을 개발 중이며, DL이앤씨는 기술 개발에 협력하며 설계 표준화 작업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25일 주가 급등은 엑스에너지와 150억원 규모의 SMR 표준화 설계 계약 체결에 기인한 것"이라며 "이는 국내 건설사의 SMR 표준화 첫 설계 참여의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변수는 플랜트다. 2024년 이후 대형 화공플랜트 수주가 없었다. 일부 증권사는 이 공백이 2026~2027년 매출에 하방 압력을 가할 수 있다고 본다. 회사가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우는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은 미국 엑스에너지와의 협력 단계로, 수익으로 연결된 실적은 아직 없다.
DL이앤씨 마곡 원그로브 사옥 / 사진제공=DL이앤씨
다만 '전쟁'이 변수다. 현재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있는 상황이지만, 역으로 종전 이후에는 '재건 사업'이 시작돼 수주 경쟁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 하반기 비중동 지역의 비료 공장 수주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