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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발 짚고 학교 다니다 휴학 권유받은 대학생

동의대학교의 한 학생은 목발 짚는 학생이 느리게 걸어 불편하다는 내용의 글을 제보했다.

via gettyimagesBank​, 동의대 대신전해줄게 / Facebook

 

[인사이트] 홍하나 기자 = "목발 짚고 다니시는 분 때문에 진로에 방해가 되네요. 애초에 휴학을 하시든지..." 

 

18일 '동의대 대신전해줄게'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라온 글 하나가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동의대학교의 한 학생은 해당 페이지에 목발 짚는 학생이 느리게 걸어 불편하다는 내용의 글을 제보했다. 

 

자대에서 수업 듣고 있다는 제보자는 "목발 짚는 학생 때문에 진로에 방해가 된다"며 "애초에 휴학을 하시든지 빨리 걸으시면 좋을 텐데... 이 분 때문에 엘리베이터 탈 때도 한 사람이 더 못 타는 상황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글을 접한 대다수의 누리꾼들은 "다리 아픈 학생을 배려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제보한 학생을 비난했다. 누리꾼들은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이 있다는 게 부끄럽다"며 "목발을 짚는 학생도 다른 학생처럼 학교를 다닐 똑같은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해당 글은 삽시간에 퍼졌고 결국 목발을 짚고 다니는 학생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목발을 짚고 학교에 다닌다는 A씨는 "다리가 아파서 정말 죄송하다"면서도 "오늘처럼 비 오는 날은 바닥 물기 때문에 미끄러지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한발 한발 내딛는다. 등록금 내고 공부하겠다는데 휴학을 권유하니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분들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 벽 쪽으로 딱 붙어서 걸으려고 노력 많이 한다"며 "앞으로 목발 짚고 6층까지 걷겠다"고 덧붙여 씁쓸함을 자아냈다. 

 

물론 이 학생은 장애가 아닌 사고를 당해 잠시 목발을 짚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얼마나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괜스레 안타까워진다. 

 

홍하나 기자 honghn@insigh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