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확진 판정을 받고도 아이들을 돌보던 경기 부천의 20대 유치원 교사 A씨가 끝내 숨지면서 교육 당국이 해당 유치원에 대한 특정 감사에 돌입했다.
27일 부천교육지원청은 지난 25일부터 해당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유족은 유치원 측이 제출한 A씨의 사직서가 사망 나흘 전인 지난달 10일에 작성됐다는 점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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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아버지는 "당시 딸은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며 "그런 상황에서 딸이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A씨는 지난 1월 27일 B형 독감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사흘간 유치원으로 출근했다. 고열과 구토 증세가 악화된 같은 달 30일 오후가 돼서야 조퇴했으나 당시 체온은 39.8도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가족에게 "열이 안 떨어져 눈물 난다. 너무 아프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고통을 호소하다 중환자실로 옮겨졌지만, 지난달 14일 폐 손상 등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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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측은 조퇴를 권고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는 입장이다. 유치원 관계자는 "1월 28일 보조교사를 배치했고 29일에는 A씨가 괜찮다고 해서 배치하지 않았다"며 "30일에는 체온을 재는 모습을 보고 먼저 조퇴를 권고해 실제 조퇴가 이뤄졌는데 일이 벌어져 안타깝다"고 해명했다.
교원단체들은 이번 사건을 열악한 교육 현장의 구조적 결함으로 규정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0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고인이 독감 확진 이후에도 사흘간 출근해 아이들을 돌보다 합병증으로 사망했다"며 "교사가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학교 현장의 단면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유족들은 향후 업무상 재해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며, 교사노조는 "업무상 재해로의 인정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보상의 문제가 아니라 교사의 노동 현실을 사회적으로 인정하고 국가 책임을 명확히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