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 대표가 교체됐다. 회사는 김홍철 대표 사임 배경을 '개인 일신상 사유'라고 설명하지만, 후임 인선을 보면 이번 인사를 단순한 수시 교체로만 보긴 어렵다. 롯데가 새로 세운 사람은 유통 현장 출신이 아니라 컨설팅, IT, 해외사업을 거친 김대일 부사장이다.
지난 24일 코리아세븐은 김대일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AT커니와 베인앤드컴퍼니를 거쳐 네이버 라인 글로벌 사업 담당 임원, 인도네시아 법인 대표, 어센드머니 해외사업 총괄대표, 섹타나인 대표 등을 지냈다. 코리아세븐이 외부 출신 대표를 세운 것은 설립 이후 처음이다.
김대일 코리아세븐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 사진 제공=코리아세븐
이번 인선의 배경으로는 미니스톱 인수 이후 길어진 부진이 먼저 거론된다. 코리아세븐은 2022년 적자 전환한 뒤 2023년 641억원, 2024년 84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미니스톱 인수 뒤 통합 작업이 길어졌고, 영업권 손상 부담도 이어졌다. 적자가 누적된 상황에서 내부 승진이 아니라 외부 인사를 전면에 세운 점은 회사가 기존 방식만으로는 반등이 쉽지 않다고 판단했음을 보여준다.
코리아세븐 측은 "미니스톱 인수 이후 지난해까지 조직 효율화 작업을 이어왔고, 통합(PMI)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2025년) 실적은 전년(2024년)보다 개선되는 흐름"이라고 밝혔다. 아직 사업보고서가 공시되지 않아 구체적인 수치는 내놓지 않았지만, 회사 설명대로라면 올해는 통합 비용 이후의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시점에 들어선 셈이다.
코리아세븐 측은 "대표 교체는 실적 때문이 아니고 김 전 대표가 개인 일신상의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다"고 설명했지만 후임 인선은 다르게 읽힌다. 롯데가 지금 코리아세븐에 필요한 역량으로 본 것은 매장 운영 경험보다 전략, 효율, 디지털, 해외사업 경험에 더 가까워 보이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실제로 회사가 설명한 김 내정자의 강점도 그쪽에 맞춰져 있다. 코리아세븐은 김 내정자를 두고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경영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국내외 사업 리딩 경험도 갖춘 인물"이라고 밝혔다. 편의점 사업에서 당장 필요한 것이 점포 숫자를 조정하고 비용을 줄이는 일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 수익 구조와 성장 전략까지 함께 다시 짜는 일이라는 판단이 깔린 인선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만 새 대표 체제의 구체적인 방향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김 내정자는 아직 내정 상태이며 4월 부임 예정이다. 수익성 개선과 사업 재정비의 세부 방안도 정식 부임 이후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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