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4일(화)

10년 추진한 상대원2... DL이앤씨, 공사비 낮추고 책임은 더 안았다

DL이앤씨가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에 3.3㎡(1평)당 682만원의 확정공사비를 제시했다. 이는 단순 가격 경쟁 카드로만 보기는 어렵다. GS건설이 제안한 729만원보다 낮은 공사비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DL이 제시한 여러 조건을 살펴보면 회사가 강조하는 것은 '더 싸게 짓겠다'는 메시지보다 '지금 시공사를 바꾸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문제의식에 더 가깝다.


지난 21일 조합에 보낸 사업 조건 변경 통지서에는 확정공사비 682만원 제안이 담겼다. 2026년 6월 착공 확약, 총 사업촉진비 2천억원 책임 조달, GS건설에 대한 손해배상액 전액 부담도 담겼다. 조합원 1인당 최대 3천만원의 추가 이주비 지원도 포함됐다. 공사비만 낮춘 게 아니라 사업이 지연될 때 조합이 떠안을 수 있는 시간·자금·분쟁 부담까지 함께 고려했다.


4800여 가구 아파트가 들어설 성남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부지 전경. [성남시 제공]성남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부지 전경 / 사진제공=성남시


정비사업에서는 대체로 착공 시점, 사업 지연 가능성, 시공사 교체 이후 생길 비용과 책임 문제가 조합원 불안을 키운다. 공사비 총액만 민감하게 여겨지는 게 아니다. DL이 착공 시점을 앞당기고 사업촉진비를 늘리고 손해배상 부담까지 제시한 것은 여러 불안을 줄이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682만원은 즉 시공사 교체에 따른 불확실성을 줄여주겠다는 메시지다.


이번 제안에 대해 DL은 "시공사로 선정된 뒤 10년간 추진해온 사업인데 착공을 눈앞에 두고 포기할 수는 없는 사업지"라며 "조합원 분들께 현 시점에서 무리하게 시공사를 교체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인지 저희의 제안을 비교해서 판단해달라는 취지"라고 밝혔다. DL이 이번 사안을 단순 수주 경쟁보다 '기존 시공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DL이 무게추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 회사는 '우리가 더 싸다'는 점만 내세우지 않았다. 대신 '우리가 이미 오래 끌고 온 사업이고, 우리가 해야 사업 불확실성이 줄어든다'는 논리를 택했다. 상대원2에서 DL이 내세운 것은 공사비 자체보다 사업 연속성, 더 정확히 말하면 시공사 교체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시간·비용·법적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뜻에 가깝다.


image.png사진제공=DL이앤씨


최근 DL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에 더 무게를 두는 흐름을 보여왔다. 그런 회사가 상대원2에서 이 정도 조건을 한꺼번에 내놨다는 것은 단순한 공사비 인하 경쟁이라기보다, 기존 시공권을 잃는 것이 회사에 더 큰 부담이라고 판단한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 상대원2는 단순한 정비사업 한 건이 아니라, DL이 "한번 맡은 사업은 끝까지 간다"는 메시지를 시장과 조합에 동시에 보내는 현장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