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4일(화)

고용노동부가 백수 대신 새롭게 도입한 용어... "숨고르기 청년"

고용노동부가 미취업 청년을 지칭하는 새로운 정책 용어로 '숨고르기 청년'을 도입하며 청년 고용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에 나섰다. 


기존 '쉬었음 청년'이라는 표현이 가진 부정적 이미지를 벗고, 청년들의 공백기를 '준비와 회복의 시간'으로 재정의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올해 1월 보도자료를 통해 졸업이나 퇴사 이후 미취업 상태에 있는 청년을 지원하기 위한 '일자리 첫걸음 보장센터'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해당 청년층을 공식적으로 '숨고르기 청년'으로 명명했다.


일을 왜 해요?” 6개월 일하고 4개월 동안 실업급여 받는 '실업급여 ...일자리 박람회에 모인 학생들 / 사진=인사이트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신년 인사회 등 공식 석상에서 '쉬었음 청년' 대신 '준비 중 청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청년'이라는 표현 사용을 제안하며 해당 용어를 정책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쉬었음 아닌 준비 과정"...용어 변경 배경


이번 용어 변경은 기존 '쉬었음'이라는 표현이 청년 개인의 나약함이나 게으름으로 비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정부는 청년들의 비경제활동 기간을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더 나은 도약을 위한 능동적 회복기이자 준비 과정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즉 '숨고르기 청년'이라는 표현에는 청년들이 현재 멈춰 있는 것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과정에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통계는 그대로...현장에선 혼선 우려도


고용노동부, 인력 부족한 '빈 일자리' 업종 취업한 청년에 120만원 지급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다만 정책적 명칭과 달리 통계상 분류 기준에는 변화가 없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는 여전히 비경제활동인구 중 구직 의사나 능력이 있음에도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상태를 ‘쉬었음’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쉬었음(구직 의사 없음)'과 ‘취업 준비자(구직 의사 있음)'를 모두 '숨고르기'로 묶어 표현할 경우, 고용 지표 해석에 혼란이나 착시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영훈 장관 "청년 문제는 구조적 문제"


김영훈 장관은 현장 브리핑에서 약 40만 명에 달하는 '쉬었음 청년' 문제를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로 규정했다.


그는 "괜찮은 일자리의 문이 좁아졌다"며 저성장 기조와 기업의 경력직 선호, AI 도입 확산 등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다. 특히 "경력이 없어 취업을 못하고, 취업을 못해 경력이 없는 악순환" 구조가 청년들의 노동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 그만두고 쉬어도 돈 더 준다?”... 정부, 구직수당 늘린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또한 어렵게 취업하더라도 열악한 노동 환경으로 인해 다시 일터로 돌아오지 못하는 현실 역시 문제로 지적했다.


"일터가 형벌이 되어선 안 돼"


김 장관은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청년 노동 환경 개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특성화고 실습생의 현실을 다룬 영화 '3학년 2학기'를 언급하며, 현장에서 기본적인 환경조차 갖춰지지 않은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에 정부는 2026년 10월 1일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협력해 전국 17개 산업단지 노동자들에게 '1,000원 조식'을 제공하는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임금 체불과 직장 내 괴롭힘을 근절하고 안전한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좋은 일자리’ 정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일을 왜 해요?” 6개월 일하고 4개월 동안 실업급여 받는 '실업급여 ...구직중인 청년들 / 사진 = 인사이트


'숨고르기 청년'이라는 용어는 단순한 명칭 변경을 넘어 청년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의 변화를 상징한다. 청년을 문제의 대상으로 규정하기보다, 준비 과정에 있는 주체로 인식하겠다는 정책적 메시지다.


다만 정책 용어와 통계 기준 간 괴리를 어떻게 해소할지, 그리고 실제 청년 체감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중요한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