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4일(화)

AI가 일자리 위협하자 위기감 느낀 20대... '이 직업'에 관심 쏠렸다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위협이 현실화되면서 20대 구직자들이 전통적인 화이트칼라 직종 대신 현장 기술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소방관, 전기 기술자 등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직종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글로벌이코노믹이 인용 보도한 잡코리아의 지난해 1~2월 20대 구직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7%가 "AI 때문에 원하는 직종의 취업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막연한 불안감을 넘어 현실적인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실제로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이미 'AI 고노출 직종'의 고용률 감소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스탠퍼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의 분석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터 입력 담당자, 고객 서비스 담당자 등 AI 고노출 직종의 고용률은 2022년 말부터 2025년 9월까지 AI 저노출 직종 대비 16% 낮아졌다.


AI 기업들 스스로가 발표한 직종 분류 분석도 이러한 변화를 뒷받침한다. 앤스로픽(Anthropic)과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분석에서는 농업·건설·소방 등 대면 업무와 신체 활동이 결합된 직종이 AI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분류됐다. 반면 프로그래밍 단순 업무, 법률 문서 초안 작성, 콜센터 상담 업무는 자동화 우선 순위가 높게 평가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출신 컨설팅 전문가 바비트 부팔란은 17세 딸을 위해 'AI 대체 위험도별 직종 가이드'를 직접 제작했다.


그의 분석에서 의사와 외교관이 가장 안전한 직종으로 선정됐고, 이에 따라 딸 테아 바비트는 원래 목표였던 금융 대신 국제관계학으로 전공을 변경했다. "외교의 본질은 알고리즘이 학습할 수 없는 인간 간의 진정성 있는 협상"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업계에서는 "AI 리터러시(해독력)가 높을수록 오히려 아날로그 직종의 안전성을 더 정확히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고용정보원이 2025년 12월 발표한 'AI의 직업 대체 가능성' 분석은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낙관적 저위 시나리오에서도 국내 일자리의 12.9%(351만 명)가 대체되고, 중위 시나리오에서는 24.0%(651만 명), 고위 시나리오에서는 전체 일자리의 73.8%인 2005만 명이 AI로 대체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주목할 점은 과거 단순 노무직이 주된 대체 대상이었던 것과 달리, 이번 보고서에서는 데이터 분석과 인지적 업무 비중이 높은 화이트칼라 사무직이 더 빠르고 강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됐다는 것이다. 금융사무원·보험심사원·세무신고 대행인 등이 대표적인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반대로 용접기능사, 전기기사, 소방설비기사 등 현장 기술직은 대체 가능성이 낮은 직종 상위 20개에 포함됐다. 한국산업인력공단 통계를 보면, 전기기능사 자격증 응시 인원은 2022년 4만 8440명에서 2023년 6만 239명으로 1년 만에 24% 급증했고, 2024년에도 6만 1127명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청년층과 중장년층 모두에서 전기 관련 기술직 진입이 동시에 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AI가 대신할 수 없는 현장 실무 기술에 대한 선호가 자격증 통계에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모든 20대가 AI를 회피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발전의 파도를 직접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하버드대 설문에서 AI를 위협으로 인식한 청년(59%)의 상당수는 대학 졸업자였다. 고등 교육이 역설적으로 AI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취업 공포를 넘어 '지식 노동의 가치 재정의'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기도 하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현재 나타나는 변화는 미래 노동시장의 생존 전략이 두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첫째는 로봇과 AI가 물리적으로 진입하기 어려운 현장, 즉 '몸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다.


둘째는 AI를 설계하고 활용하는 '기술 주도권'이다. 그 사이에서 과거 안정적 중산층의 상징이었던 사무직 화이트칼라의 영역은 점차 축소되고 있다.


미국 20대의 직업 선택 변화가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서도 조용히 시작되고 있다. 한국 청년들이 이러한 흐름을 단순히 해외 사례로만 받아들인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위기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