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4일(화)

"일단 잘 들어, 사랑해"… 공장 화마에 갇힌 예비 신랑의 마지막 통화

대전 안전공업 화재 참사에서 목숨을 잃은 14명의 희생자 중 내년 결혼을 준비하던 예비 신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탈출구가 막힌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약혼자에게 걸었던 마지막 통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다.


지난 22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희생자 정모씨는 화재가 발생한 지 30분도 되지 않아 공장 전체가 검은 연기로 뒤덮인 상황에서 약혼자에게 급히 전화를 걸었다.


정씨의 약혼녀는 "불이 났다고 하면서 자기가 못 나갈 것 같다고 일단 잘 들으라고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8분 후 걸려온 두 번째 통화에서 정씨는 탈출이 어렵다는 것을 직감하고 마지막 부탁을 남겼다. 


약혼녀는 "번호를 막 불러주더라. 급하게 그래서 어 빨리 받아적어야겠다고 막 적었다. 딱 적은 다음에 '이거 누구 번호야?' 했더니 엄마한테 전화해달라고 하더라. 마지막으로 아들이 사랑한다고 전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화1.jpgTV조선


실종자 명단에 포함됐던 정씨는 결국 시신으로 발견됐다. 약혼녀는 "이제 집도 사고, 결혼하려고 이것저것 많이 준비하고 있었는데, 대출이 많아서 더 열심히 했던 거 같다. 일을, 책임감도 강해서"라며 고인을 그리워했다.


남겨진 약혼녀는 더 많이 사랑한다고 표현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를 드러냈다. 그는 "저라는 사람을 그냥 온전하게 사랑해 주고 전화했을 때 마지막 사랑한다고 하고. (최근에) 많이 같이 못 있어 줬다. 그래서 너무 미안하고"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업체 안전공업에서 화재가 발생해 10시간 30분 만에 진화됐다. 이번 사고로 직원 1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대전경찰청과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23일 합동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수사관 등 약 60명을 투입해 안전공업 본사와 공장을 압수수색했다고 발표했다.


수사당국은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 10명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업무용 PC 하드디스크와 소방·안전 관리 관련 문서를 확보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화재 예방과 대피 조치 등 안전관리 이행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화2.jpg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불을 끄고 있다. / 뉴스1도시 및 지역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