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해줘..."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로 숨진 14명의 신원 확인이 지연되면서 유가족들은 병원과 분향소를 오가며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가운데, 특히 마지막 순간까지 연인과 통화했던 한 희생자의 절절한 마지막 말이 전해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22일 대전시청에 마련된 대전 안전공업 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2026.3.22 / 뉴스1
22일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께 발생한 대전 자동차 부품공장 화재로 14명이 사망하고 60명이 다쳤다.
사망자들은 전날 밤부터 공장 휴게실에서 잇따라 수습돼 인근 병원에 분산 안치됐다. 하지만 유전자 감식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22일 현재까지도 희생자 신원 확인은 일부에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유가족들은 누구를 어디서 먼저 확인해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혼란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22일 대형 화재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에서 경찰, 소방, 안전보건공단 등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2026.3.22 / 뉴스1
숨진 피해자 중 한 명의 여자친구 A씨는 사고 당시 마지막 통화 내용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연기 때문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며 "목소리가 너무 다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해줘'라고 했다"며 "그 말이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했다.
화재 현장에 갇힌 상황에서도 가족에 대한 사랑을 전하려 했던 희생자의 마지막 말이 유가족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숨진 직원의 삼촌 B씨도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수습됐다는 말을 듣고도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가족들이 병원을 계속 찾아다녔다"며 "왜 신원 확인이 이렇게 늦어지는지 모르겠다. 가족들이 다 쓰러져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카에 대해서는 "인천 토박이인데 대전에 내려와 일한 지 3년 정도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실하게 일하던 아이였는데 이렇게 허망하게 떠날 줄 누가 알았겠느냐"며 고개를 떨궜다.
20일 오후 1시17분께 대전 대덕구 문평동의 한 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대원이 불을 끄고 있다. / 뉴스1
이번 화재는 지난 20일 오후 1시 17분께 대전의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발생했다. 부상자 60명 중 25명은 중상, 35명은 경상으로 파악됐다.
불은 발생 약 10시간 30분 만인 20일 오후 11시 48분께 완전히 진화됐다.
현재 경찰은 정확한 화재 원인 규명과 함께 희생자 신원 확인 작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유전자 감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유가족들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유가족들은 하루빨리 가족의 마지막을 확인하고 싶어 하지만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당국은 신속하고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