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 열풍이 강원도 영월 지역에 예상치 못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1400만 관객을 돌파한 이 영화의 배경지인 영월이 전국적인 관광 명소로 떠오르면서 지역 소상공인들의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22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영화 개봉 이후 4주간 영월군 내 소상공인들의 일평균 매출액이 개봉 전 4주간 대비 35.7% 증가했다. 이는 관광 연계 업종 2천161개 점포를 대상으로 2월 4일 영화 개봉일 전후 4주간의 KB카드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숙박·음식점업의 매출 증가폭이 52.5%로 가장 컸고,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이 37.8%, 도소매업이 27.0% 각각 증가했다. 특히 주말 매출은 68.5% 증가해 주중 22.1%보다 훨씬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속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와 단종의 묘가 있는 장릉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영월군 관계자는 "장릉 방문객이 지난해 2월 2천9백명에서 올해 2월 2만6천5백명으로 약 9배 늘었고, 청령포 방문객도 지난해 2월 4천7백명에서 올해 2월 3만8천명으로 약 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월 전체 관광객 수도 크게 늘었다. 올해 2월 영월을 찾은 관광객은 30만명 수준으로 지난해 2월 6만4천명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3·1절 연휴에는 서울에서 영월군을 오가는 무궁화호 열차가 매진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영화의 파급효과는 영월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단종을 보필한 충신 엄흥도의 묘가 있는 대구시 군위군에서는 23일부터 다음 달 28일까지 대구시티투어 특별코스 '충절의 길, 역사기행-왕과 함께한 사람들'을 8회차로 운영한다고 발표했다.
제천시도 생육신 원호의 충절이 깃든 관란정을 시티투어에 포함했다. 관란정은 단종 폐위 후 벼슬에서 물러난 원호가 단을 쌓고 매일 절을 올린 곳으로,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관광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뉴스1
영월군의 관광 특수는 다음 달 24일 사흘간 열리는 단종문화제를 앞두고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역 숙박업체들은 예약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소멸도시인 영월군이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반값여행지에 포함되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반값여행은 소멸도시 여행경비의 절반을 1인당 10만원까지 지역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사업으로, 영월군에 따르면 대상지 선정 직후부터 하루 수십통의 문의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영월 지역의 매출 증가세는 뚜렷했다. 매출이 16.4% 증가했으며, 업종별로는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이 59.9%로 가장 크게 증가했고 숙박·음식점업 21.5%, 도소매업 11.7% 순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도 영화 촬영지 방문 후기가 이어지고 있으며, 유튜브 여행 콘텐츠와 댓글에서도 영화를 보고 실제로 영월 관광지를 찾았다는 반응이 계속되고 있다.
뉴스1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콘텐츠 흥행이라는 외부 요인이 지역 상권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데이터로 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컴백공연으로 글로벌 팬들이 몰려오면서 수조원대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가운데, '왕사남'이 K-컬쳐의 힘으로 소멸도시와 지역관광, 소상공인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