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0일(금)

수영하던 부녀 촘촘하게 에워싼 '돌고래 떼'... 바다서 일어난 기적 같은 실화

잔잔한 바다가 순식간에 생사의 갈림길이 됐다. 뉴질랜드 북섬 왕가레이 인근 오션 비치에서 돌고래 떼가 백상아리의 공격으로부터 수영객들을 지켜낸 놀라운 사건이 온라인에 확산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가디언, ABC 등 외신에 따르면 2004년 10월 30일(현지 시간) 현직 인명구조원 롭 하우즈(Rob Howes)는 15세 딸 니키를 포함한 일행 4명과 함께 해안에서 약 90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평화롭게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햇살은 부드럽고 물결은 잔잔했다. 모든 것이 평범한 오후였다.


그 고요를 깨고 돌고래 떼가 나타났다. 처음엔 장난처럼 보였지만 돌고래들은 좀처럼 흩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간격을 좁히며 사람들 주위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의도를 가진 듯 원을 그리기 시작했다.


하우즈가 무리에서 벗어나려 하자 덩치가 큰 돌고래 두 마리가 앞을 가로막으며 다시 원 안으로 밀어 넣었다. 부드럽지만 단호한 힘이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 엑스(X)


그 순간, 하우즈는 불과 2미터 앞까지 다가온 3미터 길이의 백상아리를 발견했다. 돌고래들은 하우즈의 일행을 이 백상아리로부터 보호하려 한 것이다.


돌고래들의 방어는 조직적이고 집요했다. 꼬리로 수면을 내리치고, 짧게 돌진하며 인간과 포식자 사이에 살아있는 장벽을 쌓았다. 이 대치는 약 40분간 이어졌다.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당시 구명보트로 순찰 중이던 구조대원 맷 플릿도 실제로 돌고래들이 수영객들을 에워싸고 상어와 대치하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밝혔다.


결국 백상아리가 방향을 틀자 돌고래들은 그제야 사람들이 해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해양 생물 전문가들은 돌고래 특유의 고도화된 지능과 방어 본능에서 비롯된 행동이라고 분석한다. 오르카 리서치의 잉그리드 비서(Ingrid Visser) 박사는 "돌고래는 자신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상어와 맞서 싸우는 습성이 있다"며 "당시 돌고래들이 인간이 처한 위험을 감지하고 보호 조치를 취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서는 이를 순수한 '구조 의도'로 단정 짓는 데 신중한 입장이지만, 위협적인 환경에서 종을 초월한 보호 본능이 발동됐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사건 발생 후 한동안 이 경험을 가슴 속에만 간직해온 하우즈와 구조대원들은 뒤늦게 언론을 통해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공개하며 화제가 됐다.


이후 해당 장면을 재현한 사진이 최근 온라인에 확산되면서 하우즈 일행의 감동적인 사연이 재조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