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20일(금)

국내 세 번째 토종 공룡 나왔다... 백악기 '둘리사우루스' 발견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연구팀이 전남 신안 압해도에서 한반도 세 번째 신종 공룡 '둘리사우루스 허미나이(Doolysaurus huhmini)'를 발견했다고 지난 1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화석 기록(Fossil Record)'에 발표했다.


한반도에서 신종 공룡이 학계에 보고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0년 전남 보성에서 발견된 '코리아노사우루스 보성엔시스'가 첫 번째였고, 2011년 경기 화성에서 발견된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가 두 번째였다. 둘리사우루스는 15년 만에 발견된 한반도 토종 공룡이다.


둘리사우루스는 1억1300만 년 전부터 97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서식했던 원시 신조반류 공룡이다.


어린 둘리사우루스 허미니(Doolysaurus huhmini) 상상도 / 팔레오아티스트 이준성 씨 제공어린 둘리사우루스 허미니(Doolysaurus huhmini) 상상도 / 팔레오아티스트 이준성 씨 제공


연구팀이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암석 속 뼈의 발달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 공룡은 대략 2세 미만의 어린 개체로 추정됐다. 연구팀은 김수정 작가의 대표 캐릭터 '아기공룡 둘리'에서 착안해 '둘리사우루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발견된 둘리사우루스의 몸길이는 약 1m이며, 성체가 되면 3~4m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화석 분석을 통해 치아 15개가 달린 두개골과 척추, 발, 위석 등이 확인됐다. 한반도에서 공룡 두개골과 위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를 주도한 정종윤 오스틴 텍사스대 잭슨 지구과학대학 지구·행성과학과 연구원(전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 연구원)은 2월 25일 인터뷰에서 "위석의 크기와 형태를 고려할 때 둘리사우루스는 잡식성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생대 백악기 동아시아는 아시아와 북미를 연결하는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당시 두 대륙은 '베링 육교'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둘리사우루스의 한반도 발견은 백악기 중기 아시아와 북미 사이 공룡의 이동 경로를 밝히는 핵심 단서가 된다.


둘리사우루스는 신조반류 중 테스켈로사우루스류에 속한다. 테스켈로사우루스류는 백악기 중기 베링 육교를 통해 아시아에서 북미로 이동했다. 고생물학계에서는 테스켈로사우루스류의 분화가 아시아에서 일어났는지, 북미에서 일어났는지를 중요한 연구 과제로 여겨왔다.


다운로드.jpg어린 둘리사우루스 허미니 화석 및 골격 / Janet Cañamar, adapted from Jung et al 2026. 제공


둘리사우루스는 원시적 형태의 테스켈로사우루스과 공룡이 아시아에서 발견된 유일한 사례다. 지금까지 테스켈로사우루스과 공룡은 주로 북미에서 발견됐다.


정 연구원은 "테스켈로사우루스류의 분화는 아시아에서 이뤄졌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둘리사우루스의 발견이 테스켈로사우루스류 탄생지가 아시아라는 증거가 된다는 의미다.


세 번째 토종 신종 공룡 둘리사우루스 발견으로 고생물학계는 앞으로 한반도에서 추가 신종 공룡 화석 발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한반도에서는 발자국 화석이나 알 화석이 주로 발견됐고 뼈 화석은 쉽게 발견되지 않았다.


몽골, 중국, 일본에는 과거 생물에 대한 정보가 풍부한 반면, 한국은 그 사이에서 정보 공백 상태였다. 정 연구원은 "이번 둘리사우루스 발견은 앞으로 한국에서도 공룡 뼈 화석이 더 나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학명 '둘리사우루스 허미나이'에서 '허미나이'는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장을 지낸 허민 국가유산청장의 이름에서 따왔다. 한국에서 지난 30여 년간 공룡 연구를 해온 그의 업적을 기리는 의미가 담겼다.


허 청장은 2월 26일 인터뷰에서 "이제 한국 공룡 연구의 1세대가 저물었고 앞으로는 2세대인 제자들이 바통을 이어받을 차례"라며 "최근 고생물 뼈 화석이 발견되는 사례가 늘었는데 남해안에 숨어 있는 고생물 화석을 더 찾아내면 과거 한반도에 살던 고생물의 모습을 더 입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