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상 종목을 오랜 기간 후원해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스키·스노보드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쳤다.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낸 대표단을 격려하는 자리에서다. 신 회장은 메달리스트들에게 자신의 사재가 포함된 특별 포상금도 전달했다.
지난 19일 신 회장은 서울 송파구 시그니엘 서울에서 열린 2026 동계 올림픽 대한민국 스키·스노보드 국가대표단 격려 행사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설상 종목의 위상을 끌어올린 선수단과 지도자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선수들의 훈련 현실을 담은 특별 영상이 상영됐다. "1년 365일 중 250일 이상을 훈련을 위해 타국으로 나가야 하고, 매년 14만5000㎞를 이동해야 하는 버거운 현실"이라는 자막과 함께 장비를 짊어지고 이동하거나 기차에서 쪽잠을 자는 선수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뉴스1
이어 "끝없는 추락을 반복해도 우리는 기꺼이 좌절합니다, 우리는 기꺼이 아파합니다"라는 문장과 함께 부상을 입고도 훈련을 이어가는 장면이 나오자 신 회장의 눈가가 붉어졌고, 결국 눈물을 보였다.
신 회장은 한국 설상 종목의 '키다리 아저씨'로 불린다. 그는 평소 "회사를 경영하지 않았다면 스키 선수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스키에 대한 애정이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장으로 재임하며 175억원 이상을 지원했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도 500억원을 후원했다. 협회장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롯데그룹은 설상 종목 후원을 이어왔고, 2022년에는 롯데 스키앤스노보드팀을 창단해 유망주 발굴과 지원에 나섰다. 평창 지원금까지 포함하면 롯데가 설상 종목에 투입한 금액은 800억원에 이른다.
신 회장은 선수 개인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대한민국 최초로 동계올림픽 설상 종목 금메달을 딴 최가온의 허리 수술비 7천만원을 개인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숙연했던 분위기는 곧 환호로 바뀌었다. 사회자가 선수들을 위한 깜짝 선물로 특별 포상금 지급을 알리자 행사장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특히 이 포상금이 신 회장의 사재를 포함해 마련됐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분위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금메달을 획득한 최가온에게는 1억원, 은메달 김상겸에게는 7천만원, 동메달 유승은에게는 3500만원이 각각 전달됐다.
신 회장은 "불모지로 여겨졌던 설상 종목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금, 은, 동메달을 획득하며 국제 무대에서 저력을 보여준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며 "선수들의 기량 향상과 유망주 발굴 등 스키와 스노보드의 저변 확대를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뉴스1
선수들의 소감도 이어졌다. 최가온은 "제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할 예정"이라며 "나중에 차를 사는 데 쓰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겸은 "부모님께 선물을 하겠다"며 "나머지는 아내와 상의해서 쓰겠다"고 했고, 유승은은 "지금까지 훈련하면서 부모님 돈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에 보답하기 위해 다 부모님께 드릴 예정"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