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8일(수)

"60초 버티면 서비스 시술"... 엄연한 의료행위도 '아찔한 장난'으로 만드는 '수면마취 챌린지'

최근 SNS와 유튜브를 중심으로 이른바 '수면마취 버티기 챌린지'가 급속도로 퍼지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에 '수면마취'를 검색하면, 위내시경이나 피부 시술 등을 위해 수면마취를 받는 환자가 마취제에 저항하며 숫자를 세는 모습을 담은 영상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환자가 동행한 지인이나 의료진에게 촬영을 부탁해 제작되는 이 영상들은 적게는 수십만에서 많게는 수백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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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1월 유튜브에 올라온 한 영상은 마취제 투여 직후 환자가 '20'까지 숫자를 세다 의식이 흐려지는 모습을 담아 196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의 배경에는 수면마취 상황을 단순한 오락 콘텐츠로 소비해 온 미디어의 영향도 적지 않다.


2023년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는 출연진이 수면 내시경 후 횡설수설하는 장면과 이를 보며 웃는 패널들의 모습이 전파를 타며 화제를 모았다. 


이 외에도 KBS '1박 2일', '홍김동전', JTBC 웹예능 '할명수' 등 다수의 프로그램에서 연예인들의 수면마취 장면이 유머 코드로 방송된 바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상업적 마케팅으로 악용하는 병원들까지 등장했다는 점이다. 


image.png인스타그램 캡처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한 영상에 따르면 자신을 병원 관계자라고 밝힌 한 여성은 직접 수면마취를 받는 모습을 공개하며 병원 홍보에 나섰다. 


이 영상에는 시술 중인 해당 여성보다 마취를 오래 참을 경우 서비스로 다른 시술을 제공하겠다는 이벤트 문구까지 붙었다. 


게시물에는 도전하고 싶다거나 병원 정보를 알려달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병원이 홍보나 마케팅을 목적으로 챌린지를 제안하고 그 대가로 시술을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의료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다. 


의료법 제27조 제3항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에게 본인부담금을 면제·할인해주거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여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다.


60대 의사가 30년 동안 아동 수백 명을 성폭행했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의료계는 이러한 콘텐츠의 무분별한 확산이 수면마취의 치명적인 위험성을 가릴 수 있다며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 따르면 수면마취 시 시술 후 현기증, 저혈압, 구토, 시야 흐림 등의 부작용은 물론 환자 체질에 따른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큰 위험 요소는 '호흡 억제'로, 응급 상황에서 적절한 처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치명적인 뇌손상이나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결국 생명을 담보로 하는 위험한 챌린지를 흥미 위주로 소비하거나 병원의 홍보 수단으로 삼는 것은, 사회 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부적절한 행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