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다이어트약 복용자 60%가 비만 진단 없이 복용하고 73%가 부작용을 경험했다.
1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의약품 남용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경구용 식욕억제제를 복용한 경험이 있는 만 19세부터 64세까지 성인 257명을 대상으로 다이어트약 사용 실태를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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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경구용 식욕억제제 복용 이유 중 '비만을 진단받지 않았으나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9.5%로 가장 높았다.
'비만을 의사에게 진단받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34.6%에 그쳤다. 이어 '주위의 권유로' 8.9%, '고혈압·당뇨병 등을 의사에게 진단받고 치료하기 위해' 8.6%, '호기심으로' 3.9% 순으로 나타났다.
복용 기간별로는 3개월 이하가 45.9%로 가장 많았고, 3개월 초과에서 1년 이하가 37.0%, 1년 초과가 17.1%였다.
이러한 결과는 대한비만학회의 비만 진료지침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경구용 식욕억제제는 체질량지수(BMI)가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제2형 당뇨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을 동반하는 환자에게 단기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의학계의 권고사항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부작용 발생률이다. 응답자의 73.5%가 다이어트약 복용으로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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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부작용으로는 입마름(72.0%), 두근거림(68.8%), 불면증(66.7%)이 가장 많았다.
정신적 부작용도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는데, 우울증(25.4%), 성격 변화(23.8%), 불안(22.8%) 등이 보고됐다. 특히 자살충동을 경험했다는 응답자도 3명(1.6%)이나 됐다.
요요현상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됐다. 응답자의 53.4%가 다이어트약 복용 중단 후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현상을 겪었다고 답했다.
다이어트약의 중독성도 문제가 되고 있다. 부작용을 경험했음에도 일정 기간 중단 후 다시 복용한 비율이 54.0%에 달했다.
부작용을 겪고도 복용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복용한 경우도 22.8%였다. 부작용으로 인해 약 복용을 완전히 중단한 비율은 23.3%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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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다이어트를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다양한 대중매체의 발전, 시장 중심적인 보건의료 체계에서의 의료 서비스 공급과 무한경쟁적 환경, 외모를 강조하고 상품화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을 꼽았다.
연구진은 의약품 남용 예방과 관리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의약품 남용에 대해 중재하는 기전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다이어트약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 처방 시 정신과적 부작용 가능성을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증상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