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6일(월)

한라산 멧돼지 출몰 급증... 제주 관광객들 "멧돼지 때문에 길 잃어" 구조 요청까지

제주도 한라산에서 멧돼지 출몰이 급증하면서 등반객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봄철 번식기를 맞아 멧돼지들의 공격성이 높아지는 시기인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15일 제주시와 야생생물관리협회 제주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라산에서 포획된 멧돼지는 총 150마리에 달했다. 이는 전년도 90마리보다 60마리나 증가한 수치로, 멧돼지 개체수 증가세를 보여준다.


111.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한라산 멧돼지 포획 현황을 살펴보면 2020년 128마리, 2021년 105마리로 100마리대를 기록했다가 2022년 91마리, 2023년 47마리로 감소했지만 작년 다시 급증했다. 올해도 지난 6일 포획이 시작된 이후 9일까지 벌써 5마리가 잡혔다.


실제 등반객들의 멧돼지 목격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일 저녁 제주시 애월읍 한라산 둘레길 1코스에서 하산 중이던 등반객 2명이 멧돼지를 발견했다고 신고했다. 이들은 멧돼지를 피해 이동하다 길을 잃어 119에 구조 요청을 하기도 했다.


작년 말에는 한라산 성판악 탐방로에 멧돼지가 나타나 탐방객들이 일시적으로 고립되는 사건도 발생했다. 먹이를 찾아 저지대로 내려온 멧돼지들은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일부 오름에서도 목격되고 있으며, 골프장이나 민가 근처까지 나타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323.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pixabay


특히 봄철은 멧돼지 번식기로 개체들의 공격성이 강해지는 시기여서 더욱 위험하다. 야생생물관리협회 제주지부 관계자는 "멧돼지는 이르면 2월 말부터 번식기가 시작되는데, 야생동물은 임신 상태이거나 새끼와 함께 있을 때 가장 예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새끼 멧돼지가 귀엽다고 쓰다듬는 행위는 어미를 자극할 수 있어 특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2019년 기준 제주에 서식하는 멧돼지는 약 800마리로 추정됐으며, 전문가들은 현재 개체수가 더 늘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멧돼지를 발견했을 때는 소리를 지르거나 달아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시선을 유지한 채 바위나 나무 뒤로 몸을 숨기는 것이 좋으며, 돌을 던지거나 위협적인 행동은 피해야 한다.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 후 119나 112에 즉시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