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4일(토)

편의점 점포 수, 36년 만에 첫 감소... "중요한 건 양보다 질"

"식상하고 똑같으면 망해요"


편의점 업계가 36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수 감소를 기록하며 역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기존 점포 수를 무작정 늘리는 양적 확장 대신 각 점포의 특색을 살리는 질적 확장으로 전략을 변경함에 따른 결과다.


지난 1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편의점 4사(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의 총 점포수가 5만 3266개로 전년(5만 4852개) 대비 1586개 감소했다.


1988년 편의점이 국내에 처음 도입된 이후 연간 점포수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인사이트사진 = 인사이트


편의점 업계는 36년 만에 처음으로 점포수 감소를 기록하며 '역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매년 수백 개씩 신규 점포를 늘려 외형 확장을 추진해온 업계가 처음으로 점포수 축소를 경험한 것이다.


매출 성장률 역시 급격한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편의점 4사의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2023년 8.0%에서 2024년 4%로 하락했고, 지난해에는 0.1%까지 추락했다.


점포 포화 상태에서 출점 경쟁이 둔화되면서 고객 수와 객단가 성장이 모두 정체된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과거 편의점 업계의 성장 공식이었던 양적 확장 전략이 한계에 부딪혔다. 이전에는 점포를 먼저 확보하면 상권 선점이 가능했지만, 전국 점포수가 5만 개를 넘어서면서 동일 상권 내 자기잠식 현상이 본격화됐다. 편의점의 핵심 경쟁력이었던 '접근성'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세븐일레븐


성장 공간이 축소된 편의점 업계는 점포의 '질적 개선'에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주요 편의점 3사는 일제히 '중대형 우량 점포' 출점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CU와 GS25의 신규 출점 중 83㎡(25평) 이상 중대형 점포 비중은 각각 47.3%, 48%를 기록했다. 3~5년 전 20% 안팎이었던 수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세븐일레븐도 신규 점포를 기본 83㎡ 이상으로 검토하며 중대형 우량 입지 중심의 출점을 강화하고 있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이마트24


GS25는 기존 점포를 더 좋은 입지로 이전하면서 면적을 확대하는 '스크랩 앤드 빌드' 전략을 통해 단순한 대형화를 넘어서는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CU는 우량 점포 간 통합과 확장을 통해 기존 가맹점의 운영 구조를 개선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CU가 올해 개점한 중대형 신규점의 일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6.4% 증가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화 점포 확대도 핵심 전략 중 하나다. 과거 편의점이 생필품을 빠르게 구매하는 '근거리 소매점' 역할에 머물렀다면, 현재는 특정 카테고리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특화매장이 늘어나는 추세다.


CU는 최근 성수동에 디저트 상품을 강화한 'CU 성수 디저트파크점'을 선보였고, 이마트24는 지난해 11월 브랜드 성체성과 미래 전략을 담은 플래그십스토어 '트렌드랩 성수점'을 오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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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의 경우 신선식품 특화 매장인 '신선 강화형 매장(FCS)'를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프로축구 울산HD 등 스포츠 구단들과 협업한 특화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차세대 가맹 모델인 '뉴웨이브'를 통해 가성비 패션, 뷰티 상품을 결합하거나 즉석식품을 한데 모은 푸드스테이션 등 상품 운영의 '응집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편의점 시장에 발생한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 현상이 아닌,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


골목 상권, 틈새 공간을 노려 접근성 확대에 주력했던 과거와 달리 입점한 상권의 톤과 분위기를 고려해 다른 매장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함을 선사하는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인사이트사진 제공 = GS리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