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정권 시절 반독재 시위를 벌이던 대학생들이 대거 불법 연행·구속된 '10·28 건대 사건'의 피해자에 대해 법원이 40년 만에 재심을 결정했다.
지난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형사2-3부(김영현 백승엽 황승태 부장판사)는 이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박영일 씨의 재심 청구를 최근 인용했다고 밝혔다.
건대 사건은 1986년 10월 말 전국 26개 대학교에서 2천여 명의 학생들이 건국대학교에 집결해 나흘간 군사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반독재 투쟁을 전개한 사건이다. 당시 시위 과정에서 1천500여 명이 체포·연행됐고, 이 중 1천200여 명이 구속됐다.
건대항쟁 당시 자료사진. (건국대 제공) / 뉴스1
지난해 5월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청와대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의 지시로 학생들이 불법 구속되면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피해자 80명에 대해 진실규명을 결정했다.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법원의 영장 없이 체포·연행되어 불법 구금된 채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박씨는 작년 12월 수사당국이 가혹행위를 통해 얻어낸 허위 자백을 바탕으로 피의자 신문조서를 작성해 법정에 증거로 제출했다며 재심을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서울고법 청사 / 뉴스1
법원은 "피고인이 불법 체포·감금 상태에서 수사를 받았고 그 과정에서 구타와 고문 등 폭행·가혹행위가 있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