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케이블TV방송협회(KCTA)가 케이블TV 사업자(SO) 산업의 생존을 위한 대대적인 규제 개선을 정부에 촉구했다. 30년 전 제정된 낡은 규제 체계로 인해 지역 SO들이 운영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 핵심 논리다.
지난 10일 황희만 KCTA 회장은 서울 종로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O 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제도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KCTA는 정부와 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공동 정책연구반 구성과 제도 개선 로드맵 마련을 요구했다.
협회는 제도 개선이 지연될 경우 추가 요구사항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역 채널 의무에 부합하는 공적 지원 체계 마련과 방송통신발전기금 납부 전면 유예가 핵심 내용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LG헬로비전 송구영 대표는 "케이블TV 사업자들의 경영난은 지역 채널 운영 등 30년 전 규제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의 구조와 시스템이 지속되면 TV 사업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상혁 KCTA 미디어사업실장은 각 SO의 콘텐츠 제작 현황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SO들은 연간 789편의 지역 관련 기획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하루 평균 15편의 뉴스를 생산하고 있다"며 "현재 체계로는 이 수준의 방송 서비스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역 SO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울산중앙방송 김기현 대표는 "매년 지역 채널 운영비로 30억원 이상을 지출한다"며 "30년간 지역 채널을 운영해왔지만 이제는 극단적으로 블랙아웃까지 고려할 정도"라고 절박함을 토로했다.
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 완화도 주요 쟁점이다. 현재 방송사업 매출액의 1.5%인 방발기금은 SO들의 영업이익보다 1.6배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는 1.3% 수준으로 논의했지만, 업계는 더 큰 폭의 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신호철 KCTA 정책실장은 "1.3%는 SO의 숨통이 트일 최소한의 기준이며, 협회 시뮬레이션 결과 0.8% 정도는 되어야 존속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료방송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로 이관된 만큼 지상파에 적용되는 감경 기준을 SO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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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방식의 전환도 시급한 과제로 제기됐다. 현재 SO 업계는 법령에 명시된 사업만 허용하는 '포지티브 규제' 체계 하에 있어 신사업 진출에 제약을 받고 있다.
한상혁 실장은 "요금, 상품, 구성, 영업까지 계약의 모든 것을 법에서 정해진 대로만 해야 하는 구시대적 방식에 갇혀 있다"며 "OTT 등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상황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규제 패러다임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칭 규제 문제도 지적됐다. 전국구 사업자인 OTT, IPTV, 위성방송 등과 동일한 규제를 받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다. 한 실장은 "사업자 규모에 따라 차별화된 규제가 필요한데 동일 서비스, 동일 규제라는 명목으로 같이 묶이고 있다"며 "비대칭 규제 해결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프로그램공급자(PP)와의 콘텐츠 대가 산정 문제에서도 정부 개입을 요청했다. SO들이 채널 편성권이 없어 PP와의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