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9일(목)

"배달이 먼저라는 생각에"... 70대 할머니 오토바이로 치고 달아난 배달기사

부산에서 70대 할머니를 오토바이로 치고 달아난 30대 배달원이 경찰에 검거됐다. 가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밀린 배달을 먼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현장을 벗어났다"고 진술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 JTBC '사건반장'은 방송을 통해 뺑소니 사고를 당한 70대 A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인사이트JTBC '사건반장'


부산 거주 A씨는 지난달 2일 저녁 집 근처로 산책을 나갔다가 교통사고를 당했다. 사고 당시 머리 부위에 심한 충격을 받아 의식을 잃었던 A씨는 깨어난 후 자신이 병원에 입원해 있음을 알게 됐다.


A씨가 확인한 사고 당시 CCTV 영상에는 충격적인 장면이 담겨 있었다. 좁은 도로를 혼자 걸어가던 A씨 뒤에서 오토바이가 빠른 속도로 다가와 그를 들이받은 후 도주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기록됐다. 가해 운전자는 쓰러진 A씨를 확인하고도 주변만 살피며 119 신고는커녕 어떤 응급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났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 출혈을 하며 길바닥에 쓰러져 있던 A씨를 최초로 발견한 것은 지나가던 20대 여성이었다. 어린이집 교사라고 신분을 밝힌 이 여성은 A씨 머리 주변의 혈흔을 보자마자 119에 신고했다. 그녀는 구급대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A씨 곁을 지키며 보호했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수사에 나선 경찰은 가해자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그가 사고 후 도주 과정에서 특정 족발집에 들러 배달 음식을 픽업한 사실을 확인했다. 수사진은 해당 음식점을 찾아가 피의자의 신상정보와 연락처를 입수했고, 사건 발생 19일 만에 30대 배달원을 체포했다.


체포된 30대 배달원은 A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할머니를 친 후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용서를 빌고 합의를 요청했다. 가해자의 간절한 호소에 마음이 움직인 A씨는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라"며 관용을 베풀었다. 하지만 이후 가해자의 경찰 진술 내용을 전해 듣고 크게 분노했다.


배달원은 수사기관 조사에서 "우선 족발을 빨리 배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제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 일을 계속할 수 없을까 봐 두려워서 도망쳤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경찰로부터 첫 출석 요구를 받았을 때 "그런 일이 있었나"라며 사고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이에 대해 A씨는 "30대 성인이 사고를 내고도 기억하지 못할 리가 있나.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합의해준 것을 깊이 후회한다. 사람이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 어떻게 배달이 더 우선일 수 있나. 배달기사의 행위가 납득되지 않고 분하다"고 심경을 밝혔다.


현재 A씨는 사고로 입은 머리 부상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반면 가해 배달원은 합의 이후 A씨와 전혀 연락을 취하지 않는 상태다.


해당 배달원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다음 달 법정에 서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