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8일(수)

팬 한마디에서 시작된 구조... '중동 탈출방' 만들어 한국인 53명 구출한 유튜버

구독자 61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이재천 씨가 중동 정세 악화 상황에서 한국인들의 긴급 대피를 도운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10일 중앙일보는 이씨는 지난달 28일 팬으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은 후 18차례에 걸쳐 총 53명의 한국인을 안전하게 탈출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하면서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진 상황이었다. 이재천 씨는 한 팬으로부터 긴급 상황을 알리는 메시지를 받고 즉시 행동에 나섰다.


0000482188_001_20260310103109546.jpg유튜브 '센서스튜디오'


이씨는 "여러 명이 함께 움직이면 더 안전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UAE 탈출방'이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했다. 밤새 탈출 희망자들을 모집하는 동시에 현지 여행사 섭외에도 나섰다. UAE 체류 경험이 있는 스태프와 함께 전쟁 관련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구축한 네트워크가 빠른 탈출 경로 마련에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중동 현지에서 가이드 업무를 하던 여행사들의 협력도 구조 작업의 핵심 요소였다. 이씨는 "첫 번째 분이 무사히 탈출한 후 한인회를 통해 소문이 퍼지면서 도움 요청이 급증했다"며 "처음에는 승용차를 이용했지만 인원이 늘어나면서 전세 버스까지 동원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구조 과정이 항상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오만 국경에 도착했으나 약속된 택시가 나타나지 않아 3시간 동안 기다려야 했던 경우도 있었다. 국경 검문소 직원들이 금품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응해야 하는 일도 발생했다.


이런 어려움을 겪은 후 이씨는 버스를 이용한 체계적인 탈출 방식을 도입했다. 그 결과 18차례의 구조 작업을 통해 53명 전원을 안전하게 대피시킬 수 있었다. 이씨는 "먼저 탈출한 분들이 후발 대피자들에게 국경 통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회상했다.


선의로 시작한 구조 활동이었지만 일부에서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특히 '여행사로부터 금전적 대가를 받고 하는 일이 아니냐'는 추측이 가장 부담스러웠다고 토로했다.


0000482188_002_20260310103109588.jpg유튜브 '센서스튜디오'


이씨는 "탈출 희망자들을 여행사나 택시 업체와 직접 연결해줬을 뿐 별도의 수수료를 받은 적이 없다"며 "유튜브 영상에 대한 의혹들이 제기됐지만 하나씩 해명하며 이해를 구했다. 옳은 일을 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씨는 구조 활동을 일시 중단한 상태다. 정부가 전세기 준비 등 공식적인 대피 방안을 마련하고 있어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중동 상황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씨는 "탈출 관련 정보는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통해 계속 공유하고 있다"며 "팀원들 모두 며칠째 제대로 잠을 못 자며 고생하고 있지만 안전한 대피를 도울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