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마약류 사범 급증에 대응해 전방위적 단속에 나선다. 지난해 하반기 마약류 사범이 6000명을 넘어서면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찰은 신종 마약류와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통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9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6개월간 실시한 마약류 집중 단속 결과를 발표했다. 이 기간 동안 마약류 사범 6648명을 검거해 이 중 1244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5726명 검거·1042명 구속) 대비 각각 16.1%, 19.3% 증가한 수치다.
마약 유형별 검거 현황을 보면 향정신성의약품 사범이 5666명(85.2%)으로 가장 많았다. 필로폰, 합성대마, 케타민 등이 포함된 향정신성의약품 사범 비중은 합성 물질을 이용한 신종 마약류 유입 확대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이어 대마 사범 600명(9.0%), 양귀비·코카인 등 기타 마약 사범 359명(5.4%) 순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온라인을 통한 마약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 단속 기간 중 적발된 온라인 마약류 사범은 3020명으로 전년 동기(2108명) 대비 43.3% 늘었다. 온라인 마약 사범 비중은 2022년 25%에서 2025년 40%까지 치솟았다. 이는 비대면 유통 방식인 택배·던지기와 가상자산, 보안 채팅 등이 활용되면서 인터넷 접근성이 높은 10~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온라인 마약류 범죄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외국인 마약류 사범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단속 기간 검거된 외국인은 111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태국·중국·베트남 등 아시아권 3개국이 76.8%를 차지해 대다수를 이뤘다. 반면 클럽 등 유흥가 일대 마약류 사범은 22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6명) 대비 56% 급감했다. 범정부 합동 점검 등 예방 단속의 효과로 분석된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총량은 608.5kg으로 전년(457.5kg) 대비 151kg(33%) 증가했다. 종류별로는 대마초 149.0kg(24.5%), 합성대마 148.9kg(24.5%), 필로폰 125.9kg(20.7%), 케타민 106.2kg(17.5%) 순이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신종마약 대응 협의체'를 출범시켜 단속과 예방, 국제 공조 등 종합 대책을 추진한다. 신종 마약류의 해외 밀반입 특성을 고려해 관계 기관 간 밀수·유통 정보를 공유하고, 마약 전담 협력관을 추가 파견해 국경 단계부터 차단할 계획이다.
봄철 활동기를 맞아 유흥가 일대 마약류 유통 차단을 위한 고강도 합동 단속도 전개한다. 투약을 방조하거나 장소를 제공한 업주에게는 형사 처벌과 함께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병행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현장 파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내부자 신고 시 최대 2억 원의 검거 보상금을 지급하고 외국인 커뮤니티 첩보 수집도 강화한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문제가 된 프로포폴이나 에토미데이트 등 의료용 마약류에 대해서는 공급·투약 양방향 단속을 추진한다. 경찰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통해 합동 점검에 나서는 한편, 관리 사각지대의 약물에 대해 오남용 첩보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약물 운전·성범죄 등 의료용 마약류를 이용한 2차 범죄 발생 시 병·의원 등을 대상으로 입수·투약 경로를 수사하는 등 엄중히 단속할 방침이다.
박성주 국수본부장은 "최근 마약류 범죄의 동향은 국경을 초월한 초국가화와 일상으로의 침투"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수사기관 및 세관 등 국내 관계 기관과의 연계를 강화해 신종 마약류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는 한편, 의료용 마약류의 불법 공급·투약 및 클럽 등 유흥가 일대 마약 범죄 차단에 경찰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