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아이언맨·탑건이 여기 왜 나와?... 영화 짜집기로 전쟁 홍보영상 만든 백악관 논란

미국 백악관이 최근 공개한 전쟁 관련 홍보 영상이 실제 군사 작전을 할리우드 영화나 게임처럼 각색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는 심각한 전쟁 상황을 오락물처럼 묘사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8일 MBC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은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42초 길이의 영상을 게시했다. 이 영상은 영화 '아이언맨'의 장면으로 시작해 '미국식 정의'라는 텍스트와 함께 '글래디에이터', '브레이브 하트', '탑건' 등 할리우드 대작 10여 편의 액션 시퀀스를 연속으로 보여준다.


문제가 된 부분은 슈퍼맨, 트랜스포머 같은 가상 캐릭터들 사이에 미국 국방장관의 실제 모습을 삽입한 것이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실제 이란에 대한 공습 장면을 영화의 폭발 신과 교차 편집해 전쟁을 마치 화려한 스펙터클처럼 연출한 점이다. 영상은 격투 게임 '모탈 컴뱃'의 "완벽한 승리(Flawless Victory)" 음성으로 끝을 맺는다.


NISI20260307_0002078072_web.jpg백악관 X


백악관이 제작한 다른 영상에서는 인기 슈팅 게임 '콜 오브 듀티'의 게임 화면과 실제 이란 공습 영상을 혼합 편집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는 현실적 비극을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격하시켰다는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할리우드 업계도 즉각 항의에 나섰다. 영화 '트로픽 썬더'를 연출하고 주연한 벤 스틸러는 "전쟁은 영화가 아니다"라고 선언하며 자신의 작품 사용에 대한 허가를 준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에 해당 영상의 즉시 삭제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백악관의 영화 저작권 사용에 대한 법적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번 영상을 '트럼프식 소셜 미디어 전략'의 전형적 사례로 해석하고 있다. 조지아대학교 로저 스타 교수는 "이러한 영상 제작을 통해 지지 기반을 공고히 하고 전쟁으로 인한 인명 피해를 감추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는 이를 "폭력에 대한 둔감함을 조장하는 위험한 프로파간다 수법"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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