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6일(금)

"이성에게 재력 과시하려고" 60억대 위조수표 만든 30대 구속기소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여성들에게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60억원 상당의 위조 수표를 제작한 30대 남성을 구속기소했습니다.


지난 3일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유지연 부장검사)는 A씨(33)를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6일 법조계가 전했습니다.


A씨는 2021년 8월 인쇄소 업자를 상대로 "유튜브 촬영용 소품 제작"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100만원권 수표 5천974매를 인쇄하도록 했습니다. 이를 통해 총 60억원 상당의 위조 수표를 만든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o1z0j03kklj5z833l572.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위조 수표 제작 과정에서 A씨는 일반 수표와 동일한 재질의 용지를 구입했습니다. 기존 수표와 같은 크기와 두께로 인쇄한 후 포토샵 프로그램을 활용해 원본 수표의 일련번호를 삭제했습니다. 이후 무작위로 선택한 57개의 새로운 일련번호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위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인쇄소 업자는 가짜 수표임을 나타내기 위해 수표 뒷면에 '견본'이라는 문구를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해당 부분에 자신의 인감도장을 찍어 실제 수표처럼 보이도록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자신의 회사원 신분을 감춘 채 지갑에 다량의 위조 수표를 소지하고 다녔습니다. 이를 통해 여성들에게 자신의 경제적 능력을 과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범행이 발각된 계기는 교제 중이던 여성 B씨와의 이별 과정에서였습니다. B씨는 위조 수표 400매(4억원 상당)를 가져갔고, 지난해 7월 경기 군포시 소재 은행에서 위조 수표 5장의 현금화를 시도했습니다.


img_20210331163407_104lt8sv.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은행 직원이 일련번호 오류 등을 확인해 위조 사실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났습니다.


경찰 수사 결과 B씨는 위조유가증권 행사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고, A씨는 위조유가증권 행사 및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습니다.


검찰은 보완 수사를 통해 A씨에게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기소했습니다. 반면 B씨에 대해서는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A씨는 위조 수표를 제작했지만, B씨에게는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 등을 통해 위조 수표를 촬영한 영상만 전송했을 뿐 실제로 사용하거나 행사하지는 않았습니다.


A씨와 B씨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분석한 결과, 두 사람은 해당 수표가 진짜라는 전제 하에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검찰은 B씨가 이를 위조 수표로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img_20210531094135_239557wq.jp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형법에서는 행사할 목적으로 유가증권을 위조·변조하거나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2008년 컴퓨터 스캔 작업으로 제작된 위조 이미지 파일은 문서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이 판례를 근거로 영상 등으로 제시된 위조 수표 역시 법률상 문서로 볼 수 없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위조 문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제시한 경우 문서로 보기 어렵다"며 "충분한 법리 검토를 통해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인권을 보호한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