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6일(금)

"저평가 벗고 제 값 찾아가는 중"... 김용범, 한국 증시 '버블론' 정면 반박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올해 30% 넘게 상승한 코스피 지수에 대해 버블이 아닌 정당한 재평가 과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5일 김 실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게재한 '대한민국 주식회사, 재평가의 시간'이라는 글을 통해 "대한민국 주식회사는 지금 비싸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수십년 동안 덧씌워졌던 저평가의 굴레를 하나씩 벗겨내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7개월 만인 지난 1월 코스피는 역사상 처음으로 5000포인트를 돌파했습니다. 이후 6000선까지 급등하자 일부에서는 거품론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중동 전쟁 영향으로 지난 3~4일 이틀간 코스피가 18.4% 급락하면서 우려가 더욱 커진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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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최근 증시 상승의 근본 원인을 국내 산업 구조의 변화에서 찾았습니다. 그는 "지난해부터 한국 주식시장은 이례적인 속도로 상승했지만 문제는 상승 그 자체가 아니라 그 동력을 시장 스스로도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중력에 눌려 있던 시장이 장벽을 뚫고 낯선 고도에 진입하자 자연스럽게 의문이 따라붙었다"며 "이것이 새로운 국면의 시작인가, 아니면 또 하나의 거품인가 하는 의심은 무리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실장은 한국 증시가 오랫동안 반도체 사이클에 따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해왔다며 "이번 상승 역시 AI 붐이 만든 일시적 메모리 랠리라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번 사이클을 더 깊이 살펴보면 전혀 다른 그림이 보인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실장은 "지금 세계 경제는 거대한 인프라 투자 사이클에 올라 있으며, AI 데이터센터, 전력망 확장, 군비 지출 증가, 에너지 운송 인프라가 그 핵심"이라며 "흥미로운 점은 이 네 분야의 핵심 공급망에 한국 기업들이 모두 포진해 있다는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AI 시대의 핵심 부품인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지배하고 있으며, LNG선 시장은 한국 조선소들이 장악해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수주 잔고가 이미 수년치를 채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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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전력 인프라 투자에서도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대체 불가능한 공급자이며, 방산 분야 역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이 산업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며 "이미 수년치의 주문을 손에 쥐고 있어 지금 한국 산업은 단순한 경기 민감 사이클이 아니라 확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한 '수주 사이클' 위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실장은 제조업 지도의 변화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세계 제조업은 양극단으로 이동했으며, 대량 생산은 중국으로, 첨단 기술 제조는 소수 국가로 집중됐다"며 "독일은 산업 전환의 압박 속에 고전하고 있고 일본은 이미 한 차례 리레이팅을 경험했으며, 그 사이에서 한국은 독특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AI 메모리, LNG선, 초고압 전력 장비, 방산 등 네 산업은 모두 기술장벽이 높고 공급자가 매우 제한된 분야"라며 "다르게 말하면 한국은 지금 세계 산업의 핵심 병목 몇 개를 동시에 거머쥔 독보적인 나라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실장은 자본시장 내부의 결정적인 변화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한국 증시를 오랫동안 억눌러온 것은 산업 경쟁력이 아니라 거버넌스의 낙후성이었으며, 낮은 배당, 소극적인 주주환원,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본질"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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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최근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풍경들이 포착되고 있다"며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주주 행동주의의 목소리가 커지고 지배구조 개혁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으며, 이 변화는 이제 시작이지만 방향만큼은 분명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실장은 "이번 상승에 반도체 업황의 영향이 컸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산업 구조의 재편과 자본시장의 질적 변화를 종합해 볼 때 이를 단순한 반도체 사이클로 치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습니다.


그는 "결국 질문은 '지금이 고점인가'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병목의 가치를 제대로 계산해 본 적이 있는가'"라며 "한국 증시는 비싸진 것이 아니라 제 값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실장의 견해는 같은 날 청와대 임시 국무회의에서 밝힌 이재명 대통령의 입장과도 일치합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주식시장이 저평가돼 있다는 건 우리가 지금까지 운명적으로 받아들여왔지만, 지금 우리가 이를 고쳐가는 중이고 정상화 과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산업, 경제 체질을 바꾸는 게 근본적인 문제 해결 방법"이라며 "외부 요인에 의해 잠시 금융시장이 흔들리기는 하지만 소위 펀더멘털이라고 하는 기초체력은 계속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정책을 집행해 가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