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가 정신의료기관에서 환자에게 기저귀를 강제로 착용시킨 행위에 대해 인간의 존엄성과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를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5일 인권위가 발표한 자료에서 환자에게 기저귀를 강제 착용시킨 정신의료기관 A 병원장과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지난달 19일 시정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A 병원에 입원했던 B 씨는 부당한 격리·강박 과정에서 기저귀를 강제로 착용당하는 등 인권침해를 받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A 병원 측은 B 씨에게 강박 상태에서 대소변 처리가 어려울 수 있어 환자복으로 교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B 씨가 거부하자 바지 위에 기저귀를 착용시켰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 결과, A 병원은 B 씨에 대해 기저귀 착용이 의학적으로 불가피한지에 대한 개별 평가를 실시하지 않았으며, 기저귀 착용의 구체적 사유를 진료기록에 명확히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A 병원이 B 씨에게 시행한 기저귀 착용 조치가 환자의 생명이나 신체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치료상 불가피한 조치라기보다는 환자 관리의 편의를 주된 목적으로 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인권위는 해당 조치가 치료상 필요 최소한의 범위를 초과했으며, B 씨의 안전과 직접적 관련 없이 환자의 존엄을 훼손하는 방식으로 이뤄져 인간의 존엄성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A 병원장에게 환자 상태상 기저귀 착용이 불가피한 경우에만 최소한의 범위에서 시행하고 그 사유를 진료기록부에 기록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또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직무교육 실시도 요구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 뉴스1
관할 지방자치단체장에게는 환자가 본인 의사에 반한 기저귀 착용으로 인격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관내 정신의료기관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할 것을 권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