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5일(목)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늘어난 '산후우울증'... "둘째 낳기가 두려워졌습니다"

한국 사회가 초저출산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산모들의 정신건강 악화가 출산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산후우울 실태와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산후우울증 유병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공단 통계를 분석한 결과, 출산 후 12개월 기준 산후우울증 유병률은 2015년 1.38%에서 2022년 3.20%로 7년 사이 2.3배 상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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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 6개월 시점의 유병률도 같은 기간 0.73%에서 1.85%로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이는 산모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위험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줍니다.


2024년 산후조리 실태조사에서는 2023년 출산 산모의 68.5%가 일시적 우울감을 겪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중 6.8%는 전문의로부터 산후우울증 진단을 받았습니다. 산후우울감은 평균적으로 산후 6개월을 넘기는 시점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모들이 우울감을 느끼는 주요 원인으로는 급격한 신체 변화가 88.5%로 가장 높았습니다. 생활환경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와 양육 부담감이 뒤를 이었습니다. 독박 육아 환경과 외형 변화 등도 산모들의 자존감 저하와 심리적 위축을 야기하는 요인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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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후우울증은 저출산 심화의 핵심 고리 역할을 합니다. 연구 결과, 산후우울증이나 깊은 우울감을 경험한 산모는 그렇지 않은 산모보다 추가 출산을 포기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았습니다. 정신건강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재출산을 결정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현재 정부 지원 정책은 현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은 2025년 기준 전국 73개 보건소에서만 운영되어 지역별 편차가 큽니다.


산후우울증 전문 지원 체계가 부족하고, 전문 치료나 상담으로 연결되는 접근성도 낮은 상황입니다. 보고서는 산후 정신건강 정책이 치료 중심에서 예방과 조기 발견 중심의 통합 지원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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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초기부터 산후 1년까지 전 주기 정신건강 관리가 필요하며, 지원 대상을 산모뿐 아니라 배우자와 가족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진은 경제적 취약계층의 산후우울증 발생률이 높은 점을 고려해 저소득층 치료비 지원 강화와 생애초기 건강관리 사업의 전국 확대를 촉구했습니다. 사회적 낙인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인식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연구진은 산후 정신건강 보호는 산모 개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아이의 건강한 성장, 가족의 행복, 사회의 지속가능성 확보와 직결된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과 예산 투입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