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3일(화)

"이란 거주 한국인들, 대사관으로 긴급 대피 중... 축구선수 이기제도 합류"

중동 지역 정세 악화로 현지 거주 한국인들의 긴급 대피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란 공격이 지속되면서 이란 내 한국인들이 주이란 한국 대사관으로 집결하고 있으며, 주변국 한국인들도 안전 지역으로의 이동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김혁 한국외국어대학교 페르시아어·이란학과 교수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동이 가능한 인원들이 비교적 안전한 대사관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란 유학 중인 제자 1명이 '무사히 대사관으로 이동을 완료했다'는 연락을 해왔다"고 말했습니다.


이란 정부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을 공식 발표하며 일주일간의 공휴일과 40일 추도 기간을 선포한 가운데, 현지 한국인 약 60명이 대사관 집결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김 교수는 "대사관이 하루 두 번씩 통신망을 이용해 한인들 안전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피자 중에는 올 시즌 이란 프로축구 리그에 진출한 축구 국가대표 출신 이기제 선수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기제 선수는 대사관 지원을 받아 인근 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며, 현지 위험 상황을 감안해 소속팀 '메스 라프산잔'과의 남은 계약도 우선 해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1.jpg이기제 / 뉴스1


김 교수는 "이란의 공격은 '정밀도'가 상대적으로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중동 국가에 있는 한인들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실제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 공습 개시 이후 이스라엘을 포함해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 바레인 주둔 미 해군 제5함대, 아랍에미리트(UAE) 내 미군 기지 등을 대상으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스라엘 체류 한국인들은 대사관과 한인회를 통한 '투트랙' 대피 계획을 수립했다고 합니다. 이강근 한인회장은 이날 매체와의 통화에서서 "한인회는 자체적으로 교민들을 모아 1~2주 정도 이집트 시나이 반도로 대피할 예정"이라며 "지난 1일 한인회 임원회에서 계획을 의결했고, 이동은 주중에 이루어질 전망"이라고 밝혔습니다.


이강근 회장은 "주이스라엘 한국 대사관도 단기 체류자들의 접수를 받고 있고, 조만간 이집트 카이로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카이로 공항도 사실상 폐쇄 상태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한인들이 장기간 이집트에 갇혀 있게 될 수도 있어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태식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지역 한인회장과 곽선규 바레인 한인회장 등 일부 중동 한인회장들은 현재 아프리카 케냐에서 발이 묶인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가 지난달 23~28일 케냐에서 정기총회를 개최했는데, 공습으로 인해 케냐 공항이 갑작스럽게 마비됐기 때문입니다. 


이태식 회장은 "자리를 비운 상황이지만, 수시로 한인회와 소통하고 있다"며 "다행히 아직까지 인명 피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자·건설·방산 등 분야 국내 기업들이 대규모로 진출해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약 3000명의 한국인이 체류하고 있습니다. 김효석 사우디 중부지역 한인회장은 통화에서 "아직은 평상시랑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2.jpg엑스(X)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