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7일(금)

북극곰의 털은 사실 하얗지 않다?... '국제 북극곰의 날' 맞아 알아보는 녀석들의 '반전 매력'

매년 2월 27일은 북극곰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국제 북극곰의 날(International Polar Bear Day)'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해빙 감소로 생존 위협을 받고 있는 북극곰의 현실을 알리고 관심을 높이기 위한 날인데요.


귀여움과 강력한 야생성이 공존하는 북극곰, 알고 보면 놀라운 특징과 반전 매력을 지닌 동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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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북극곰의 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실제로 흰색이 아닙니다.


털은 색소가 없는 투명한 중공 구조로 되어 있어 빛을 산란시키며 하얗게 보일 뿐입니다. 반면 털 아래 피부는 태양열을 흡수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검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정교한 생존 전략인 셈입니다.


인사이트북극곰의 털 / 노르웨이 극지연구소(Jon Aars)


또한 북극곰은 '바다의 곰'이라는 뜻의 학명(Ursus maritimus)을 가질 만큼 뛰어난 수영 능력을 자랑합니다.


한 번 헤엄치기 시작하면 수백 킬로미터를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이 강하며, 실제로 600km 이상을 수영한 기록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북극곰은 육상 포유류이면서도 해양 생태계와 밀접하게 연결된 종으로 분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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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판 위 생활에 최적화된 신체 구조도 인상적입니다. 북극곰의 발바닥에는 촘촘한 털이 나 있어 체온 손실을 막아주는 동시에 얼음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마치 스노우 타이어 같은 기능을 하는 셈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북극곰이 강추위에는 강하지만 오히려 더위를 더 힘들어한다는 사실입니다. 약 10cm 두께의 지방층과 이중 털 구조 덕분에 영하 40도 환경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지만, 보온력이 지나치게 뛰어난 탓에 조금만 움직여도 쉽게 과열됩니다. 그래서 북극곰은 에너지를 아끼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느릿한 움직임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상 최강의 포식자로 알려져 있지만 사냥 성공률은 의외로 높지 않습니다. 주요 먹이인 물범이 매우 민첩하고 경계심이 강해 열 번 시도하면 한 번 성공할까 말까 한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때문에 북극곰은 며칠, 길게는 몇 주씩 굶으며 빙하 위에서 사냥 기회를 기다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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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놀라운 생존 능력과 반전 매력에도 불구하고 북극곰의 미래는 불확실합니다. 기후 변화로 북극 해빙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주요 사냥터인 바다 얼음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얼음 위에서 물범을 사냥해야 하는 북극곰에게 이는 곧 생존 기반 자체가 무너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역시 북극곰을 멸종위기 취약종으로 분류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가 계속될 경우 개체 수 감소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하얀 털 뒤에 숨겨진 놀라운 생존 전략과 반전 매력을 지닌 북극곰. 그러나 지금 이 순간에도 녹아내리는 빙하는 그들의 삶의 터전을 조금씩 지우고 있습니다. 국제 북극곰의 날이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라, 우리가 지구 환경과 공존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자연은 언제나 정교하지만, 인간이 만든 변화는 그 정교함을 흔들 만큼 빠릅니다. 북극곰 이야기는 결국 우리 이야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