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5일(수)

같은 '샤넬백 청탁'인데 엇갈린 판결... 건진법사는 유죄, 김건희는 무죄 논란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통일교로부터 청탁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성배 씨가 1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으며, 김 여사 1심 판결과 상반된 법리 해석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는 전성배 씨에 대해 알선수재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통일교 측이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한 샤넬 가방 2개와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통일교 사업 관련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부분은 첫 번째 샤넬 가방에 대한 해석입니다. 앞서 김 여사 1심 재판부는 2022년 4월 7일 받은 802만원 상당의 첫 번째 샤넬 가방에 대해 청탁성을 인정하지 않고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재판부는 김 여사가 가방을 받을 당시 통일교 측과 의례적인 당선 축하 인사만 오갔을 뿐 청탁은 없었다고 봤습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김건희 / 뉴스1


하지만 전 씨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정반대 판단을 내렸습니다. 형사합의33부는 첫 번째 샤넬 가방이 통일교 추진 사업과 관련해 정부 차원의 협력을 구하기 위한 '묵시적 청탁의 대가'라고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통일교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을 위해 지원했고 김 여사도 이를 알고 있었던 점,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3월 22일 윤 전 대통령과 1시간 독대하며 통일교 사업을 설명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이를 통해 김 여사가 4월 7일 첫 샤넬 가방을 받기 전부터 이미 통일교가 대선 지원 대가로 정부 차원의 보상을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또한 802만원 상당의 선물이 사회통념상 '의례적인' 선물로 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2022년 4월 초 대통령 당선인의 대규모 인사 임명이 준비 중이었고, 전 씨가 직접 김 여사에게 각종 인사 청탁을 하고 있었던 상황을 고려할 때 청탁을 예정하지 않은 의례적 선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 씨 / 뉴스1건진법사 전성배 씨 / 뉴스1


김 여사는 전 씨와 공모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22년 4월 7일 802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같은 해 7월 5일 1271만원 상당의 샤넬 가방, 7월 29일 6220만원 상당의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김 여사 1심 재판부는 두 번째 샤넬 가방과 다이아몬드 목걸이 수수 부분만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첫 번째 샤넬 가방에 대해서는 김 여사가 2022년 3월 30일경 윤 전 본부장과 나눈 통화가 의례적 표현에 불과하고, 그 후 4월 7일 가방 수수까지 청탁이라고 볼 만한 것이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김 여사의 재판은 특검과 김 여사 측 쌍방이 항소하면서 서울고법 형사15-2부에 계류 중입니다. 김 여사 측은 샤넬 가방 2개 수수는 인정하지만 목걸이 수수는 부인하고 있으며, 청탁은 통일교의 실질적 이익과 무관한 추상적 비전 제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특검 측은 "3차례 금품 수수 중 1차 수수에 청탁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한 것은 상식에 크게 어긋난다"며 "통일교가 4월 7일 명품 가방을 제공한 것은 향후 정책 청탁을 염두에 둔 행위였으며, 피고인도 이를 인식할 수 있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1.jpg김건희 / 뉴스1


1심에서 법리 해석이 엇갈린 만큼, 항소심에서는 '묵시적 청탁'을 어디까지 인정할 수 있는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입니다.


특검팀은 이날 선고 후 "재판부가 알선수재죄에 대해 전부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6년을 선고하면서, 대통령 취임 전 수수한 '샤넬백'에 대해서도 통일교와 김건희씨 사이에 묵시적 청탁을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했다"며 "특검은 김건희 씨에 대한 1심 판결에서 청탁이 없었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던 이 부분이 유죄로 인정된 것에 주목하며, 김 씨의 항소심 준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