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24일(화)

사랑하는 암컷 위해 계절마다 '구애 노래' 바꾼다는 수컷 개구리

한국의 고전 문학과 전래동화에서 개구리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 동물로 등장합니다. 신라 선덕여왕이 한겨울 영묘사 옥문지에서 울어대는 개구리 소리를 듣고 서쪽에 숨어 있던 백제군을 찾아내 물리쳤다는 일화나, 청개구리가 어머니의 유언을 지키려다 장마철마다 강가에서 울어댄다는 동화 속 이야기가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개구리가 계절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낼까요?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기온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고 합니다.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학교 야생동물·어류·보존생물학과와 노스캐롤라이나 양서류·파충류 보존협회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수컷 개구리의 구애 울음소리 음색과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습니다. 


기온이 낮은 초봄에는 느리게 우는 수컷 시에라 청개구리의 구애 울음소리는 기온이 올라가면서 속도가 빨라진다. 이는 알을 낳기에 적합한 환경임을 암시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미국 캘리포니아 데이비스대


연구팀은 초봄 추운 날씨에는 수컷 개구리들이 느린 속도로 울지만, 기온이 상승하면서 울음소리의 피치가 높아지고 빨라져 암컷들의 관심을 더 많이 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최신 생태학과 환경' 2월 12일 자에 게재되었습니다.


연구팀은 캘리포니아주 퀘일 리지 생태 보호구역과 라센 필드 스테이션에서 시에라 청개구리의 울음소리를 녹음하여 수온, 기온, 번식 울음소리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기온이 낮을 때는 수컷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느리고 힘없는 특징을 보였지만, 기온 상승으로 수온이 높아지면 울음소리가 빠르고 급박한 톤으로 변하는 현상을 확인했습니다. 이러한 울음소리 변화는 사람의 청각으로도 충분히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했습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번식 행동 패턴도 흥미로운 결과를 보였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번식기가 시작되면 수컷 개구리들이 암컷보다 먼저 연못이나 습지 근처에 도착해 울음 준비를 완료합니다. 


반면 암컷들은 단순히 수컷의 울음소리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알의 생존에 최적화된 환경 조건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모여든다고 합니다.


암컷 개구리들은 수컷의 울음소리 속도와 음높이를 통해 알을 낳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를 판단하며, 기온이 올라갈수록 수컷의 목소리가 더욱 매력적으로 들린다고 연구팀은 설명했습니다. 


우수한 울음소리를 가진 수컷은 이성에게 더 매력적인 짝으로 인식되고, 암컷은 이런 좋은 노랫소리를 번식에 유리한 환경 신호로 받아들입니다.


image.png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개구리 울음소리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역할도 합니다. 겨울에서 봄으로 계절이 바뀌면서 기온이 상승하면, 개구리 울음소리도 사람이 듣기에 겨울과 확연히 다른 패턴을 보인다고 연구팀은 덧붙였습니다.


연구를 주도한 브라이언 토드 UC 데이비스 교수(양서류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기후 변화 시대의 보전 활동에 중요한 의미를 제공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토드 교수는 "양서류 종의 약 41%가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어 척추동물 중 가장 심각한 멸종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의 번식 시기와 기온 상승에 따른 변화 양상, 그리고 그 변화 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보전 활동에 핵심적입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