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6일(화)

'탈당' 뜻 흘린 김한길…국민의당 '분열' 가속화

 

4·13 총선이 29일 남은 15일 국민의당에 생긴 균열이 점차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김한길 의원이 지난 14일 핏대를 세우며 "더불어민주당과 연대하지 않을 시 탈당도 불사하겠다"고 주변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길 의원의 선대위원장 사퇴에 이은 탈당 의견 피력과 천정배 공동대표의 '야권연대' 압박이 계속되자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리더십이 끝을 다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안 대표가 더민주당을 탈당한 뒤 천 공동대표와 김 의원을 영입할 때만 해도 야권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고 평가했지만 현재 분위기를 종합해 보면 지지층이 이탈하면서 당의 분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더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원은 애초 더민주당으로의 '복당'을 긍정 검토했지만, 천 공동대표의 만류로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호남권에서 야권 연대가 없다면 웃는 것은 새누리당 뿐"이라며 "사사로운 야망이 아닌 대의에 따라야 한다"면서 '최후통첩'을 보냈다.

 

당의 중심축 셋 가운데 두 명이 당에서 이탈할 조짐을 보임에 따라 가뜩이나 짧은 역사를 가진 국민의당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국민의당이 이렇게 된 데는 지지율이 급락과 호남 파급력 약화가 꼽히는데, 김종인 더민주당 대표의 '야권연대' 제안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의 연대 제안에 안 대표는 "나는 홀로 광야에서 죽어도 좋다"고 응수하며 거부 반응을 보였지만, 계속되는 압박에 "후보자 간 연대는 막을 수 없다"며 발을 빼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전문가들은 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안 대표가 정치의 '판세'를 읽지 못하고 기업 운영하듯 문제를 뿌리 뽑으려고 뜻을 굽히지 않아 분열을 가속화했다고 풀이했다.

 

이 때문에 갈지자 행보를 보이는 것은 물론, 지지층인 중도층을 끌어안는 데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더민주당이 김종인 대표 영입을 통해 중도층과 보수층을 폭넓게 끌어안자 정치적으로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 있다. 안 대표가 타깃으로 삼았던 유권자들이 더민주당으로 돌아서면서 지지율이 바닥으로 추락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더민주당의 지지자를 뺏어야 하는데도 오히려 계속 뺏기며 안 대표 자신의 무능력을 방증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이러한 안 대표에 대해 "너무 자기가 했던 말만 생각한다", "정치는 예쁘게 말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닌데 아직도 모른다"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더민주당은 연대를 위해 비워뒀던 지역구에 후보를 단수 공천하며 당대당 연대는 끝이 났다는 액션을 취했다. 실제로 당 관계자는 "이제 개인적으로 당에 다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푸념하기도 했다.

 

또 천 공동대표는 '수도권 연대'에 관해 안 대표에게 '최후통첩'을 하며 압박하고 있다. 더민주당 관계자는 "두 사람은 다시 복당'하기 위한 명분을 쌓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국민의 당의 주축 두 명이 당을 빠져나가려는 현시점에 안 대표가 어떻게 위기를 타개할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