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기차표 예매 전쟁은 매년 치열해지지만, 정작 열차 안에는 빈 좌석이 넘쳐나는 기현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설·추석 연휴 기간 노쇼로 인해 취소된 승차권이 66만 4천 장을 넘어서면서, 위약금 현실화 및 예약 시스템 전면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사진 = 인사이트
지난 16일 국민의힘 김희정 의원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설과 추석 명절 기간 반환된 좌석 중 재판매되지 못한 노쇼 승차권은 총 195만여 장에 달했습니다.
노쇼 규모는 2021년 12만 4천 장에서 시작해 매년 급격히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66만 4천 장을 기록해 2021년 대비 5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지난해 설 연휴에는 전체 판매 좌석의 4.3%인 31만 7천 석이 빈 좌석으로 운행되었고, 추석에는 34만 7천 석이 부도율 4.4%로 최종 미판매 처리되었습니다.
명절 기차표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승객들이 있는 반면, 수십만 개의 좌석이 공석으로 운행되는 모순적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특히 지난해 설·추석 연휴 기간 열차 출발 직전 취소되거나 출발 후 반환된 기차표가 총 44만 895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노쇼로 인한 좌석 낭비는 22만 장 이상 늘어난 셈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뉴스1
노쇼 기차표는 타인에게 양도할 시간적 여유 없이 취소 또는 반환된 표로, 예약 부도로 분류됩니다.
누리꾼들은 지나치게 낮은 취소 위약금이 '노쇼 대란'의 주요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변경 전 코레일의 승차권 환불 규정에 따르면, 출발 하루 전 취소해도 수수료가 없거나 수백원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허술한 규정은 일단 확보하고 보자는 식의 허수 예약과 매크로를 동원한 암표상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입니다.
한국철도공사는 좌석 선점과 노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환불 위약금 기준을 대폭 상향 조정했습니다.
출발 1일 전 위약금을 기존 400원에서 운임의 5~10%로 인상했고, 출발 직전 및 직후 위약금도 기존 대비 2배가량 올렸습니다. 또한 과도한 좌석 점유를 막기 위해 회원별 승차권 구매 한도를 1인당 1일 20매, 열차당 10매 이내로 제한했습니다.
사진 제공 = 인사이트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노쇼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현행 위약금 수준이 명절 기간 허수 예약을 억제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며, 일단 확보하고 보자는 식의 예약 문화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히려 지난 3일부터 기존 출발 3시간 전에서 30분 전까지로 '무료 변경 시간'을 확대하면서 노쇼에 대한 코레일의 안일한 대응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즉, 출발 직전에도 위약금 없이 다른 날짜나 시간, 위약금 없는 평일 티켓으로 변경하고 취소하는 식의 '꼼수'가 가능해져 노쇼 방지에 오히려 취약해졌다는 지적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노쇼 문제로 인한 한국철도공사의 손해액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코레일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손해액은 2021년 18억 1650만 원에서 시작해 2022년 53억 4347만 원, 2023년 109억 362만 원, 2024년 110억 2015만 원, 지난해 167억 6600만 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최근 5년간 누적 손실액은 총 458억 4974만 원에 달합니다.
코레일 측은 위약금을 과도하게 높일 경우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고, 이용객의 불편이 커질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명절에만이라도 특별 위약금을 적용해 당일 취소 시 100% 몰수해야 한다며 강도 높은 대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습 노쇼 블랙리스트 제도와 보증금 제도 도입 등의 대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명절 기차표 노쇼'와 관련한 기사 댓글만 봐도 "명절에 기차표를 끊지 못하는 선의의 피해자가 더 많다", "노쇼하는 사람들때문에 결국 국민 세금, 공적 자원 낭비되는거 아니냐", "위약금 세게 물면 노쇼 바로 없어질텐데 왜 일 안하냐" 등의 여론이 뜨겁습니다.
여기에 더해 정부와 운영 기관이 단순한 위약금 상향을 넘어 징벌적 손배, 혹은 상습 노쇼 승객에 대한 이용 제한 등 강력한 페널티 부과 등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철도 당국 역시 위약금 인상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명절 수요에 맞춘 열차 증편과 예약·취소 관리 체계 개선, 조기반환 사전 안내 등 보다 근본적인 승차권 관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