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9일(목)

'막둥이' 김길리가 생애 첫 메달 따자 자기 금메달 땄을 때보다 더 좋아하는 최민정

메달은 김길리의 몫이었지만, 경기 직후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최민정의 표정이었습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000m 결승에서 김길리(성남시청)가 동메달을 확정하자 가장 먼저 달려가 그를 끌어안은 이는 대표팀 선배 최민정(성남시청)이었습니다. 자신의 경기 결과와는 별개로 후배의 레이스가 끝나자마자 다가가 축하를 건넸고, 현장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마치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origin_람보르길리김길리기적의동메달.jpg시상대에 선 김길리 / 뉴스1


최민정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4위에 그쳐 결승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혼성계주와 500m에 이어 세 번째 메달 도전이 무산된 상황이었습니다. 2022 베이징 대회 1500m 금메달리스트인 그에게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결과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후배들의 레이스를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김길리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눈물을 보이자 곧바로 다가가 등을 두드리며 "수고했다, 축하한다"고 격려했습니다. 자신의 탈락에 대한 아쉬움을 앞세우기보다 후배의 성과를 먼저 축하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김길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민정 이야기가 나오자 잠시 말을 잇지 못하며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는 "레이스가 끝난 뒤 언니가 잘 탔다고 격려해줘서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습니다.


origin_김길리를진심으로축하해주는최민정·임종언.jpg김길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최민정, 임종언 / 뉴스1


쇼트트랙은 개인 종목의 성격이 강하지만, 대표팀 내부에서는 오랜 기간 팀 단위 훈련과 전술 운영이 강조돼 왔습니다. 최민정은 여러 차례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을 치르며 대표팀의 중심 역할을 맡아온 선수입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의 경기 운영과 심리적인 부분까지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아직 개인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그는 여자 1500m와 3000m 계주에서 다시 메달에 도전합니다. 대표팀 역시 최민정을 축으로 남은 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origin_동메달김길리축하하는최민정·임종언.jpg김길리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는 최민정, 임종언 / 뉴스1


김길리의 동메달이 새로운 선수의 등장을 알리는 성과였다면, 그 순간 곁에서 가장 크게 박수를 보낸 이는 선배 최민정이었습니다. 기록에는 남지 않지만 대표팀을 지탱해 온 역할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