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핵심으로 떠오른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HBM4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먼저 승부수를 띄운 쪽은 삼성전자입니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열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을 통해 "2월 설 연휴 직후인 셋째 주부터 HBM4 양산 출하가 시작될 것"이라며 HBM4의 양산 및 출하 시점을 처음으로 공식화했습니다.
차세대 메모리 제품의 구체적 일정을 이례적으로 공개한 삼성전자의 행보를 두고 일각에서는 HBM3E(5세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게 주도권을 내줬던 삼성전자가 HBM4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 뉴스1
HBM4가 공정 기술뿐 아니라 패키징 완성도에 따라 성능이 좌우되는 만큼, 메모리와 패키징 역량을 동시에 보유한 '종합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가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HBM4의 양산 및 출하 일정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을 아끼고 있는데요.
HBM3 세대부터 엔비디아에 물량을 공급해 온 SK하이닉스는 현재 엔비디아에 공급되는 HBM 중 2/3 수준에 달하는 물량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과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 / 뉴스1
여기에 최근 전해진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미국 실리콘밸리 '치맥 회동' 소식은, 양사의 신뢰 관계가 여전히 견고하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삼성전자는 엔비디아를 비롯한 주요 AI 반도체 수요 업체들을 사로잡기 위해 '속도'를 핵심 키워드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HBM4를 조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SK하이닉스에 넘어간 업체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 뉴스1
반면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와 쌓아온 대규모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양산 안정성과 공급 능력 등 제품의 '완성도'에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두 공급처를 동시에 확보한 엔비디아는 유리한 고지에서 HBM4의 '조기 공급'과 '안정적인 양산'을 두고 보다 전략적인 선택을 이어갈 전망입니다.
향후 HBM4 시장의 초기 판도를 좌우할 '키 플레이어' 엔비디아의 판단에 대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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