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대한항공' 회장, 조종사 페이스북 글에 "개가 웃을 소리" 댓글 남겨


 

[인사이트] 권순걸 기자 = 조양호 회장으로 보이는 페이스북 이용자가 대한항공 조종사의 페이스북에 남긴 댓글이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3일 대한항공의 한 조종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객기 조종사들이 '비행 전에 하는 것들'에 대해 빼곡히 적었는데 여기에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댓글을 남긴 것이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어느 분이 한달에 100시간도 일하지 않으면서 억대 연봉 받으면 불평등하다고 하시더군요"라며 "그래서 오늘은(여객기 조종사들이) 비행 전에 뭘 준비하는지? 뭘 보는지 알아보죠"라며 글을 시작했다.

 

작성자가 올린 글은 한 눈에 봐도 조종사가 비행 전 해야 할 일이 엄청나다. 수많은 서류를 봐야 하고 출/도착지의 기상, 활주로 상황, 운항 중의 예상 날씨, 비상시 대응 매뉴얼 등을 숙지해야 한다는 것.

 

대한항공은 조종사들의 출근 시간을 비행 1시간 45분 전으로 정해놨지만 사실상 이만큼의 서류들을 확인하고, 55분 전 공항 도착 및 여객기 탑승에 무리가 있어 전날 집이나 호텔에서 미리 파악한 뒤 최소 2시간 30분 전에는 사무실에 출근해야 한다고 작성자는 전했다.  

 

via 대한항공 조종사 페이스북 해당 게시글의 일부

 

이후 대한항공이 속한 한진 그룹 조양호 회장이 해당 게시글에 댓글을 달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조 회장은 댓글에서 "99%는 새로운 것이 아니며, 운항관리사가 다 브리핑해"준다며 "조종사는 GO, NO GO만 결정하는데 힘들다고요?"라고 적었다.

 

이어 "자동차 운전보다 더 쉬운 AUTO PILOT(오토파일럿)으로 가는데",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라며 말을 이었다.

 

그러나 해당 글 댓글과 대한항공조종사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는 "조양호 회장이 보고를 잘못 받은 모양이다", "브리핑해주는 운항관리사는 해외지점에나 한두 명 있더라" 등의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는 해당 글의 작성자가 조양호 회장인지 확인하는 한편, 해당 글에 대해 "조종사들에 대한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등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via 대한항공 조종사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