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일부 아파트 세대에서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오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무임승차'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9일 이데일리가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성북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난방비가 0원으로 집계된 가구가 134세대에 달했습니다. 이는 전체 세대의 약 5%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장기간 집을 비우거나 빈집인 경우도 일부 있었으나, 주된 원인은 계량기 노후화로 인한 고장과 고의적인 조작 및 훼손으로 분석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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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난방과 지역난방 방식을 사용하는 아파트에서는 특정 세대의 난방비가 0원일 경우, 그 부담이 다른 세대들에게 전가되는 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단지 전체에 공급된 총 열량에서 각 가구의 계량기 사용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공동 난방비'로 분류해, 계량기가 작동하지 않는 집의 사용량을 모든 입주 세대가 균등하게 나누어 부담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입주민들이 계량기 결함 사실을 모를 리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관리비 고지서에는 '세대 난방비'와 '공용 난방비' 항목이 별도로 표시돼 있어, 난방을 사용했음에도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온다면 세대 구성원이 이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동절기(매년 11월~이듬해 2월) 기간 동안 전국에서 난방비가 0원으로 기록된 세대는 총 96만8000세대였습니다. 이 중 계량기 고장으로 확인된 사례는 12만여 세대였으며, 계량기 봉인 훼손 등 고의적 조작이 적발된 경우도 155건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고의적 훼손을 입증할 직접적인 증거가 부족해 형사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입니다. 일부 입주민이 방문 조사에 비협조적으로 나올 경우 강제할 수 있는 방법도 마땅하지 않다는 것이 관리 현장의 설명입니다.
전문가들은 난방비가 0원으로 나올 경우 즉시 신고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고장이 확인되면 평균 사용량이나 전년도 사용량을 기준으로 소급해서 부과하고 있어, 적발될 경우 오히려 더 많은 요금을 부담하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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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분야 공공기관 관계자는 "당장은 0원 고지서가 이득처럼 보일 수 있지만 나중에 적발되면 오히려 실제 사용량보다 더 많은 요금을 한꺼번에 물게 될 수 있다"며 "난방을 조금이라도 썼는데 0원이 나왔다면 즉시 신고하는 것이 손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관리사무소의 계량기 작동 전수 점검과 지방자치단체의 교체 주기 관리 및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난방비 0원 논란이 매년 반복되는 상황에서 제도적 보완과 주민 인식 개선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