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10일(화)

머스크 스페이스X 효과 속 재조명되는 한화 우주 전략... 김동관의 '준비된 실행'

일론 머스크의 행보로 스페이스X 상장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우주·에너지 산업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외부 자극을 계기로, 이미 준비돼 있던 기업들의 전략과 사업 구조가 시장에서 함께 조명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한화그룹의 우주사업이 이런 흐름 속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머스크의 구상이 관심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면, 실제로 시장이 살펴보는 대상은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주도해 온 우주 전략의 실행 여부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이 같은 평가는 앞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4차 발사 성공 이후 더욱 힘을 얻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27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 4호기는 516kg급 과학위성 1기와 큐브위성 12기 등 총 13기를 고도 약 600km 태양동기궤도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탑재 중량은 약 960kg으로, 누리호 발사 가운데 최대 규모였습니다.


특히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이 처음으로 발사체 체계종합을 맡아 수행한 본격 임무였습니다. 시험 성격이 강했던 3차 발사와 달리, 상업용 수준의 탑재체를 실제 임무 궤도까지 실어 올렸습니다. 이에 국내 발사체 산업이 연구기관 중심에서 '민간 참여 단계'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일론 머스크 / GettyimagesKorea일론 머스크 / GettyimagesKorea


중심이 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였습니다. 회사는 발사체 제작과 총조립, 협력업체 관리, 발사 운용 지원까지 전 과정을 담당하며, 항공우주연구원이 수행해 온 역할을 민간 차원에서 처음으로 넘겨받았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술 이전을 넘어 책임 주체가 바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현장 관계자들은 항공기 엔진 제조 과정에서 축적된 한화의 품질 관리 경험이 이번 발사의 안정성을 뒷받침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한화 연구 인력은 장기간 현장에 상주하며 다수 협력사의 부품을 하나의 발사체로 통합했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누리호 5·6차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KSLV-Ⅲ) 개발에도 활용될 예정입니다.


누리호의 핵심인 액체엔진 역시 한화가 제작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75t급 엔진과 7t급 엔진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46기를 제작했으며, 공정 개선을 통해 제작 기간도 점차 단축됐습니다. 업계에서는 누리호급 중·대형 액체엔진을 전 주기로 제작할 수 있는 민간 기업이 국내에서는 사실상 한화가 유일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성과는 단기간에 이뤄진 결과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한화는 2014년 방산 계열사 인수 이후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방산과 항공을 기반으로 우주를 그룹의 중장기 성장 축으로 설정해 왔습니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 과정에서 발사체와 위성, 지상체 사업을 묶는 구조를 설계하며 실행을 맡아왔습니다.


한화 방산 3사 대규모 공개채용... 김동관 부회장의 '이 특별지시'에 반응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 사진제공=한화그룹


김 부회장은 2021년 그룹 내 우주사업을 통합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키며, 발사체·위성·우주 서비스 전반을 하나로 통합하는 전략을 짰습니다. 누리호 1차 발사 이후 현장에서 엔지니어들과 소통하며 기술 축적과 민간 주도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해 온 것도 이 시기였습니다.


김승연 회장이 새해 첫 현장 행보로 제주 서귀포시에 위치한 한화시스템 제주우주센터를 찾은 것도 이런 흐름과 맥락을 같이합니다. 김 회장은 위성 조립과 시험 설비를 직접 점검하며 연구 인력을 격려했고, 김동관 부회장은 위성 생산과 발사, 관제, 데이터 활용으로 이어지는 사업 구상을 설명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제주우주센터는 위성 조립과 시험, 환경 검증을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는 민간 위성 생산 시설로, 향후 위성 생산을 넘어 관제와 데이터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거점 역할을 맡게 됩니다. 업계는 이를 두고 "전략이 현장 단위에서 착실히 실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합니다.


[사진_1]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과 김동관 부회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해상도 15cm급 ‘VLEO(Very Low Earth Orbit) UHR(Ultra Hi...사진제공=한화그룹


시장에서는 머스크의 행보가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린 계기였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각 기업은 이미 준비해 온 전략과 실행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낼 준비를 마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한화의 경우, 우주사업이 단기 이슈에 편승한 결과라기보다는 김동관 부회장이 오랜 기간 설계해 온 구조가 현실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인사이트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인사이트


인사이트한국항공우주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