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 과속방지턱에서 넘어져 부상을 당한 시민에게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지난 5일 전주지방법원 민사3단독 노미정 부장판사는 전북 전주시가 시민 A(28)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법원은 전주시가 A씨에게 치료비와 일실수입, 위자료 등 총 2천9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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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발단은 2021년 8월 21일 오후 2시경 전주시 완산구에 거주하는 A씨가 자택 앞 도로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에서 발생한 사고였습니다. A씨는 무단횡단 중 빗물에 젖은 과속방지턱에 발이 걸려 넘어지면서 다리뼈 골절 등 중상을 입었습니다.
전주시 측은 "A씨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사고로 도로시설물 관리자인 지자체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A씨는 "해당 도로가 통상적인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했으므로 도로 관리 주체인 전주시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종합 검토한 결과 지자체의 도로 관리 소홀로 인해 A씨가 부상을 당했다고 판단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사고 현장의 과속방지턱이 A씨 집 대문 바로 앞에 위치해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통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임에도 지자체가 적절한 방호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요 근거로 제시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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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페인트가 도포된 과속방지턱 주변에 미끄럼 주의를 알리는 경고 표시가 없었고, A씨가 이전부터 과속방지턱 이설을 요구했으나 전주시가 이를 수용하지 않아 사고 발생의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고 법원은 판단했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A씨 역시 비로 인해 미끄러운 과속방지턱을 밟고 무단횡단하다 넘어진 과실이 있다며, 전체 손해액 1억1천300만원 중 20%에 해당하는 금액만을 전주시의 배상 책임으로 인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