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객들의 숙소 선택 패턴이 완전히 바뀌고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 국내 여행객들이 펜션보다는 호텔을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고물가 상황에서 화려한 부대시설보다는 실용성을 중시하는 3성급 이하 호텔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펜션과 캠핑장의 높은 이용료와 번거로운 뒷정리에 대한 피로감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최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2017년부터 2025년까지 9년간 매년 2만 6,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여행객의 호텔 이용률은 30%를 기록하며 숙박시설 중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는 2017년 17% 수준에서 8년 만에 약 1.8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입니다.
호텔 선호도 상승의 배경에는 전통적인 휴양 숙소들의 가격 상승과 낮은 비용 효율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숙박 데이터 플랫폼 온다(ONDA)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펜션의 평균 객단가는 약 15만 원, 풀빌라는 24만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글램핑과 캠핑장 역시 평균 14만 5,000원 선의 이용료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식재료 준비 비용과 바비큐 추가 요금 등을 더하면 실질 지출은 3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결과 숙소 선택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 응답자의 22%가 비용을 꼽았습니다.
비용 항목의 TCI(여행코로나지수)는 135로, 조사 대상 항목 중 유일하게 코로나 전보다 중요도가 상승했을 뿐만 아니라 상승 폭도 가장 컸습니다.
과거 숙소 결정의 핵심 지표였던 거리·교통편(21%), 객실 환경(17%), 주변 경관(14%) 등의 중요도가 하락하거나 정체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이는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행객들이 실용성과 경제성을 우선시하게 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편, 호텔 시장 내부에서도 실속형으로의 이동이 뚜렷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4~5성급 이상의 고가 호텔과 3성급 이하 호텔의 이용 비중은 2017년까지만 해도 각각 12%로 대등했으나, 지난해에는 3성급 이하 호텔이 16%를 기록하며 4~5성급(14%)을 앞질렀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1~2인 위주의 소규모 여행이 보편화된 데다, 숙소 내 취사보다는 외부 맛집을 찾아다니는 식도락 여행 트렌드가 강화되면서 잠만 자는 용도의 가성비 호텔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여행객들이 숙소에서 보내는 시간보다는 외부 활동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진 것입니다.
반면 호텔의 약진 속에 전통적인 숙박시설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2025년을 기준점(100)으로 설정했을 때 콘도미니엄과 펜션의 TCI는 각각 74와 83에 그치며 수요가 17~26%가량 급감했습니다. 이는 이들 숙박시설이 높은 가격에 비해 제공하는 편의성이 부족하다는 여행객들의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됩니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도 설거지나 분리수거 등 뒷정리를 직접 해야 한다는 점이 진정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들에게 외면받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특히 펜션과 캠핑장의 경우 자연 속에서의 힐링이라는 본래 장점에도 불구하고, 준비와 정리의 번거로움, 예상보다 높은 총 비용 등이 여행객들의 선택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여행이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의 의미를 갖는 만큼, 여행 중에도 집안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이들 숙소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숙박 트렌드 변화는 국내 관광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호텔업계는 3성급 이하 실속형 호텔의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으며, 반대로 펜션과 캠핑장 업계는 가격 경쟁력 확보와 서비스 개선 방안 모색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행객들이 부대 서비스가 많고 비싼 숙소보다 필요 최소한의 기능을 갖춘 호텔을 선호하게 된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펜션과 캠핑장 등 전통적인 휴양 숙소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호텔로의 수요 쏠림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