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회장이 이끄는 신한금융그룹은 2025년을 단순히 버텨낸 한 해가 아니라, 금리 인하와 금융시장 변동성이 겹친 환경에서도 속도를 조절하며 이익 구조와 자본 정책을 차분하게 다듬은 결과, 연간 당기순이익은 4조 9,716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전년 대비 11.7% 증가한 수치입니다.
이번 실적은 무엇을 더 했느냐보다, "무엇을 무리하지 않았느냐"에서 성격이 갈립니다. 진 회장은 고금리 국면에서의 일시적인 수익 확대나 공격적인 외형 성장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리스크를 앞당겨 반영하고, 비용 구조를 정리하며, 비경상 요인을 털어내는 데 집중했습니다.
전년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던 홍콩H지수 ELT 관련 충당금과 지분법 손실이 소멸되며 그룹 이익 구조가 정상화된 것도 이러한 판단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이자이익 흐름에서도 진 회장의 경영 기조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기준금리 인하로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는 환경이었지만, 신한금융은 이자이익 규모를 줄이지 않았습니다. 2025년 연간 이자이익은 11조 6,945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증가했습니다. 금리에 의존하기보다 자산 성장과 조달비용 관리를 통해 이익을 지키는 방식을 택했고, 4분기에는 NIM이 개선되는 흐름도 만들어냈습니다. 방향을 급하게 틀기보다 속도를 조절한 선택이 수치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가능합니다.
비이자이익도 같은 맥락에서 읽힙니다. 연간 비이자이익은 3조 7,4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4.4% 늘었습니다. 증권과 보험, 수수료 부문 전반에서 고른 개선이 나타났습니다.
분기별로는 시장 여건에 따른 변동성이 있었지만, 은행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려는 시도가 실적으로 축적됐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진 회장이 지속적으로 강조해 온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결과로 확인됐습니다.
비용과 리스크 관리에서는 더욱 보수적인 태도가 이어졌습니다. 희망퇴직 비용 반영 등으로 판매관리비는 늘었지만, 영업이익경비율(CIR)은 41.5%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대손비용 역시 선제적으로 쌓았습니다. 누적 추가 충당금은 2조 6,000억원을 웃돌았고, 대손비용률은 0.45%로 낮아졌습니다. 부담을 뒤로 미루지 않고 먼저 처리한 선택이 실적의 변동성을 낮췄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해외 사업에서도 무리한 확장은 없었습니다. 대신 이미 진출한 국가에서 수익 구조를 다듬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 2025년 글로벌 부문 손익은 8,243억원으로 전년 대비 8.0% 증가했고, 그룹 전체 손익의 16.6%를 차지했습니다. 베트남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해외 사업은 국내 금융사 가운데 처음으로 연간 세전이익 1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외형보다 과정에 방점을 둔 접근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입니다.
사진제공=신한금융그룹
주주환원 정책에서도 진 회장의 스타일은 분명합니다. 신한금융은 2025년 연간 주당 2,590원의 배당을 확정했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합쳐 총 2조 5,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합니다.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하는 감액배당 안건을 상정하며, 향후 정책 운용의 유연성도 확보했습니다. 실적이 좋을 때 한 번 쓰고 마는 카드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틀을 먼저 마련했다는 점에서 평가가 갈립니다.
진옥동 회장의 경영은 눈에 띄는 한 방을 노리지 않습니다. 대신 실적의 질, 자본의 안정성, 리스크를 반영하는 타이밍을 동시에 관리합니다. 2025년 신한금융의 실적은 이러한 방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익이 과하게 튀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신뢰로 읽히는 이유입니다.
이번 숫자는 단순한 실적 발표로 끝나지 않습니다. 진옥동 체제가 어떤 선택을 해왔고, 그 선택이 어떤 결과로 돌아왔는지를 설명하는 성적표에 가깝습니다.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기본을 지키는 방식으로 실적과 신뢰를 함께 쌓아왔다는 점은, 그가 연임에 이르게 된 배경을 자연스럽게 설명합니다.
2025년 신한금융의 실적은 결국, 진옥동 체제가 왜 한 번 더 선택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숫자로 증명한 결과로 읽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