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지역 동물장묘업체에서 수의사가 아닌 직원이 반려동물을 임의로 안락사시킨 사건에 대해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리면서 동물보호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반려동물 수십 마리를 비전문가가 약물 주사로 죽인 후 장례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동물보호단체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무혐의 결정이 내려지자 수의계와 동물보호단체들이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3일 대한수의사회는 발표한 입장문에서 "안락사는 수의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고도의 진료행위임에도 이를 진료행위가 아니라고 본 판단은 동물의 생명을 아무나 다뤄도 된다는 매우 위험한 신호"라고 강력히 비판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수의사회는 또한 "이번 판단은 사실상 동물을 키우다 부담되면 누구나, 어디서든 죽여 처리할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사회에 던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논란이 되는 부분은 해당 업체가 사용한 약물이 근육이완제에 불과했다는 점입니다. 수의학적으로 올바른 안락사는 반드시 적절한 마취를 통해 의식을 차단한 후 심장정지나 호흡마비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근육이완제만 투여할 경우 동물은 의식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고통을 표현할 수 없는 채로 극심한 고통 속에서 죽음을 맞게 됩니다.
수의계는 "이는 안락사가 아니라 명백한 동물학대이자 살해 행위"라고 규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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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사회는 "검찰의 판단은 안락사가 수의사만이 수행할 수 있는 진료행위라는 법적·사회적 인식을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라며 "항고 절차에서는 동물보호법의 입법 취지와 수의사법의 근본정신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난해 8월 해당 장묘업체의 전 직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물병원에서 거동이 가능하거나 건강에 큰 이상이 없어 안락사를 거부한 동물들이 있다"며 "그런 동물들을 장례를 치른다면서 임의로 안락사한 사례가 있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수의사회는 이에 대해 "수의사의 진단과 판단을 거치지 않은 불법적인 동물 살해 행위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수의사회는 사용된 동물용 의약품의 유통 경로에 대한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습니다. 위험성이 높은 의약품임에도 장묘업체 관계자가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관리 체계 전반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것입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 / GettyimagesBank
한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는 "더 심각한 문제는 이번 사건이 장묘업체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라며 "이전부터 일부 파양자들이 장묘업체를 통해 반려동물을 '처리'한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는데 검찰의 이번 결정은 이러한 행위를 사실상 용인하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습니다.
이 활동가는 "장묘업체 특성상 살아있는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 행위에 대한 관리·감독이 취약할 수밖에 없는 만큼 강한 처벌과 재발 방지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온라인에서도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이제는 키우다 힘들면 죽여서 처리해도 되는 사회가 된 것이냐", "보호자가 원하면 아무나 죽일 수 있는 거냐"는 분노와 함께 "수의사도 아닌 사람이 동물 안락사 약물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더 무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이런 약물이 아무 관리 없이 유통된다면 동물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충분히 위험한 것 아니냐", "이러다 사람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한수의사회는 "항고 절차에서 상식과 법 취지에 부합하는 판단이 내려져야 한다"며 "반려동물 수십 마리를 임의로 죽음에 이르게 한 장묘업체 관계자들에게 합당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