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3월 05일(목)

두쫀쿠 열풍부터 굿즈 소장까지... 먹는 즐거움 그 이상, '디저트 세계관'에 빠진 대한민국

대한민국이 그 어느 때보다 달콤한 '디저트'의 늪에 빠졌습니다. 한때 식후 입가심 정도로 여겨졌던 디저트는 이제 '밥은 걸러도 디저트는 챙긴다'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하나의 식문화이자 일상의 필수 소비로 자리 잡았습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음식을 넘어, 일상의 기분을 전환하고 스스로에게 보상을 건네는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한 것입니다.


전국의 유명 빵집을 찾아 떠나는 '빵지순례'는 이미 대중적인 여가로 자리 잡았고, SNS에는 매일같이 화려한 디저트 인증샷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이른바 '트리토노믹스(Treatonomics)'라는 소비 트렌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사이트(좌) 루이비통의 25SS 백참 / 스레드 'ovrnundrrr', (우) '미니니 디저트카페' 에디션 / 미니니 공식 인스타그램


선물이나 대접을 뜻하는 '트리트(Treat)'와 경제를 의미하는 '이코노믹스(Economics)'의 합성어인 트리토노믹스는, 불황 속에서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작은 사치'를 통해 심리적 만족을 얻으려는 소비 행태를 뜻합니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가방에는 부담을 느끼면서도, 만 원 안팎의 고급 디저트에는 기꺼이 지갑을 여는 모습이 대표적입니다.


이제 디저트는 현대인의 결핍된 행복을 가장 직관적으로 채워주는 '작은 사치'의 아이콘이 됐습니다.


1만 원의 행복, '두쫀쿠' 열풍에 오픈런까지


아이브 공식 커뮤니티 '베리즈'두쫀쿠를 먹는 아이브 멤버 레이와 유진 / 아이브 공식 커뮤니티 '베리즈'


이러한 디저트 열풍의 정점에는 '두바이 디저트'가 있습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강타했던 두바이 초콜릿의 인기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로 이어지며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독특한 비주얼과 쫀득하면서도 바삭한 식감, 여기에 유명 연예인들의 샤라웃이 더해지며 SNS에서는 이른바 '두쫀쿠 대란'이 벌어졌습니다.


인사이트인스타그램 '두쫀쿠' 해시태그 검색 결과


실제로 인스타그램 내 관련 해시태그 게시물은 어느덧 12만 건에 육박합니다. 개당 5,000원에서 1만 원에 이르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매장마다 품절 행렬이 이어지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지금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다'는 희소성과, 나를 위한 작은 보상이라는 명분이 결합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두쫀쿠는 단순히 먹는 데서 그치지 않고, 쿠키를 탈처럼 연출하거나 입가에 초콜릿 가루가 묻은 듯한 효과를 더한 카메라 필터를 활용해 하나의 '디지털 놀이 문화'로 확장되며 강력한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먹지 마세요, 눈에 양보하세요" 굿즈로 변신한 디저트... 언제나 '최애 디저트'와 함께


인사이트라인프렌즈 스퀘어에서 판매 중인 '미니니 디저트 카페' 에디션 / 사진 제공 = IPX(구 라인프렌즈)


디저트를 즐기는 방식은 이제 '식용'을 넘어 '소유'의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최근 IPX(구 라인프렌즈)가 선보인 '미니니(minini) 디저트 카페' 에디션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미니니 디저트 카페' 에디션은 인기 캐릭터 ‘미니니’를 메론빵, 푸딩, 초코롤, 후르츠산도 등 친숙한 디저트로 재해석해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단순히 디저트 옆에 캐릭터를 배치한 것이 아니라, 캐릭터 자체를 하나의 오브제로 구현한 점이 특징입니다. 앙증맞은 크기와 사랑스러운 비주얼로 디저트 마니아는 물론 캐릭터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습니다.


인사이트라인프렌즈 스퀘어에서 판매 중인 '미니니 디저트 카페' 에디션 / 사진 제공 = IPX(구 라인프렌즈)


이러한 디저트 굿즈의 매력은 단순한 '귀여움'에 머무르지 않고, 실용성까지 함께 고려했다는 데 있습니다. 이는 MZ세대 사이에서 확산된 '다꾸(다이어리 꾸미기)'와 '백꾸(가방 꾸미기)' 문화와도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습니다. 인형 키링을 비롯해 파우치, 마그넷, 블라인드백 등 일상에서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로 구성돼, 소비자들이 일상 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디저트 특유의 달콤한 색감과 몽글몽글한 질감을 그대로 살린 '디저트 키링'은 들고 다니며 보여주는, 이른바 '먹는 대신 즐기는 디저트'로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140만 원짜리 붕어빵? 명품 브랜드까지 가세한 디저트 사랑


인사이트루이비통이 출시한 'LV 붕어빵 백 참' / 샤오홍슈 '西沉的搬砖分享'


디저트의 위상은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의 행보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최근 한국의 겨울철 대표 간식인 붕어빵을 이탈리아산 고급 가죽으로 재해석한 'LV 붕어빵 백 참'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도넛, 크루아상, 포천쿠키 등 음식 모양의 액세서리를 꾸준히 선보여온 루이비통의 행보는, 디저트가 이제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강력한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이 디저트를 대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며 "단순히 먹고 끝나는 대상이 아니라, 보고 즐기고 소유하며 공유하는 경험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불황 속에서도 취향과 감각을 드러내고 싶어 하는 MZ세대의 욕구와 맞물리며, 디저트는 식품을 넘어 굿즈와 디지털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 입의 달콤함에서 시작된 디저트 열풍은 이제 소비 문화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