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2월 04일(수)

"발가락이 내 엄지가 됐어요"... 英 구두공이 손에 '발가락 이식 수술' 받은 사연

구두 수선 중 엄지손가락을 잃은 영국의 한 남성이 손가락 자리에 발가락 이식 수술을 받아 성공적으로 일상에 복귀한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구두 수선공 데이비드 리는 지난 2019년 자신의 작업장에서 구두 굽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던 중 착용하고 있던 스웨터가 기계에 걸리면서 몸이 기계 쪽으로 끌려가는 바람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리는 "얼마나 심각한지 몰랐는데, 갑자기 엄지손가락이 바닥에 툭 떨어졌다"며 "순간 '아, 이제 못 쓰겠구나'라는 예감이 들었다"고 회상했습니다.


e1878700-f7a7-11f0-9dfa-8ff76e953b19.jpg데이비드 리 / BBC


그는 즉시 절단된 손가락을 얼음주머니에 보관한 채 응급실로 향했으나, 의료진은 손가락의 손상 정도가 심해 재접합이 불가능하며 상처 부위도 바로 봉합하기 어렵다고 진단했습니다.


수부외과 전문의들은 리에게 두 가지 치료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첫 번째는 손상된 손을 엉덩이 부위에 봉합하여 피부 재생을 기다리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는 "이 방법은 회복에 수개월이 소요된다는 설명을 듣고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두 번째 선택지는 엄지발가락을 절단해 엄지손가락 위치에 이식하는 수술이었습니다. 리는 후자를 선택해 엄지발가락으로 잃어버린 엄지손가락을 대체했습니다.


손가락을 되찾았지만 회복 여정은 순탄하지 않았습니다. 오른손잡이였던 그는 치료 기간 동안 왼손만으로 모든 일상을 처리해야 했습니다.


616512c0-f79f-11f0-86b9-f9a693442abd.jpg엄지손가락 절단 사고를 겪은 데이비드 리의 엑스레이 사진. / BBC


리는 "왼손으로 숟가락을 집어 커피와 설탕을 컵에 넣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아서 너무 힘들었다"며 "오른손 손가락으로 집게 모양을 만들려고 했는데, 손에 힘이 하나도 없고 쥐는 힘도 없었다. 큰 수술을 받아서 몸속 근육이 심하게 손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가위질, 악력 훈련 등 기초적인 동작부터 다시 익혀야 했습니다. 수개월간의 물리치료와 꾸준한 노력 끝에 마침내 자신의 수선 가게로 복귀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지폐나 동전을 주고 받을 때 손님들이 알아챌까봐 현금 사용도 중단했다는 그는 "지금은 완전히 내 몸의 일부가 되었다.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엄지발가락 제거로 인한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리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하면 저녁에 발이 아프고 뻐근해지기 시작한다. 일주일이 끝날 때쯤에는 감각이 더욱 예민해지지만, 이는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리의 수술을 담당한 외과의사 질 애로우 스미스는 "우리는 신체의 모든 부위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특히 손은 우리 삶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2071c3c0-f7a0-11f0-86b9-f9a693442abd.jpg데이비드 리와 그의 수술을 집도한 외과의사 질 애로우 스미스 / BBC


이어 "그것들은 생계를 유지하는 방식이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며,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부상을 당해서 갑자기 그것들을 할 수 없게 되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