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텔 산업이 급속한 쇠퇴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한때 도시 유흥과 단기 숙박의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이른바 '러브호텔'로 불리던 모텔들이 대거 문을 닫으면서 숙박업계 지형이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지난 2일 국세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전국 여관·모텔 사업자 수는 2019년 12월 2만 939명에서 지난해 11월 1만 7621명으로 3318명(15.8%) 감소했습니다.
특히 서울 지역의 감소폭이 두드러져 같은 기간 1964명에서 1390명으로 574명(29.2%) 줄어들어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국가데이터처의 전국 사업체 조사에서도 여관업 사업체 수의 지속적인 감소 추세가 확인됩니다. 2004년 2만 9000여개였던 여관업 사업체는 2010년 2만 5000여개, 2019년 2만 3000여개를 거쳐 2024년 2만 641개까지 줄었습니다.
이 조사에서 여관업은 호텔에서 제공되는 서비스가 없거나 제한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숙박시설로 여관·모텔·여인숙을 포함합니다.
숙박업계는 전통적인 모텔·여관·여인숙에서 생활형 숙박업 등 신종 숙박시설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행정안전부 지방행정 인허가 데이터를 살펴보면 2020~2025년 개업한 숙박시설 5229개 중 생활형 숙박업이 3381개(64.7%)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여관업은 406개(7.8%)에 그쳤습니다.
폐업 현황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기간 폐업한 숙박시설 5092개 중 여관업이 3024개(59.4%), 여인숙업이 740개(14.5%)로 전체 폐업의 약 74%를 차지했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작성한 국민여행조사보고서의 숙박시설 유형별 이용 총량 자료에서도 모텔·여관 이용 비중이 2020년 6.2%에서 2024년 4.2%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계는 모텔 산업 쇠퇴의 배경으로 수요 감소와 수익성 저하, 내국인 여행의 고급화, 에어비앤비와 생활형 숙박시설의 등장, 도심의 불법 숙박시설 증가 등을 제시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화상회의가 정착되면서 출장 수요가 줄어들고, 체험형 여행 스타일이 확산되면서 '침대+TV+PC' 수준의 기본 시설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입니다.
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시행과 도심 속 글로벌 숙박시설의 호황, 경기 둔화 등 사회·경제적 요인들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습니다.
숙박업계 관계자는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 구도심의 노후 모텔들이 재개발을 통해 오피스텔, 상가, 셰어하우스 등 소형 주거시설로 용도를 전환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