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23일(금)

"담합, 실익 없어"... 4대 은행, 공정위 과징금 제재에 '행정 소송' 검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부동산 담보대출과 관련한 정보를 장기간 교환하며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시정명령과 함께 총 2720억 1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4대 시중은행은 공정위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2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은 공정위 의결서를 공식 수령한 뒤 처분 근거와 사실인정을 면밀히 검토해 대응 방향을 정할 계획입니다. 은행들은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했다"는 입장이지만 시정명령·과징금 판단이 나온 점에서 법리 다툼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125125125.jpg


은행권이 내세우는 첫 번째 논리는 "담합 유인이 없다"는 것입니다. 담보인정비율을 낮추면 대출 한도가 줄어 영업경쟁력이 떨어지고 이자수익에도 불리한 만큼, LTV를 맞춰 경쟁을 회피할 이유가 약하다는 주장입니다. 무엇보다 소비자 피해를 명확하게 특정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두 번째 논리는 '정보교환'의 성격입니다. 은행들은 지역·유형별 담보평가가 복잡한 상황에서 타행 기준을 참고해 내부 판단의 기준을 점검하는 수준이었고, 가격이나 대출 물량 등을 사전 합의해 경쟁을 제한하려는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합니다. 


공정위는 4대 은행이 부동산 담보대출과 관련한 내부 LTV 기준을 장기간 교환하며 담보인정비율을 둘러싼 경쟁을 사실상 회피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과된 과징금은 총 2720억 1400만원입니다. 은행별 과징금은 하나은행 869억 3100만원, KB국민은행 697억 4700만원, 신한은행 638억 100만원, 우리은행 515억 3500만원입니다.


공정위는 특정 지역·부동산 유형별로 적용되는 담보인정비율을 그대로 주고받아 경쟁 은행의 기준을 파악할 수 있는 구조였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정보교환이 단순한 통계 공유가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최소 700여건에서 최대 7500건에 달하는 LTV 정보가 교환됐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2023년 기준 4대 은행의 평균 담보인정비율이 정보교환에 참여하지 않은 은행보다 7.5%p 낮고, 공장·토지 등 비주택 부동산에서는 격차가 8.8%p까지 벌어졌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입니다. 


본문 이미지 - 서울 시내 한 건물에 설치된 5대 시중은행의 현금인출기 모습. 2022.6.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뉴스1


이번 사건은 2021년 말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상 '경쟁제한적 정보교환 금지' 규정이 적용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됩니다. 은행권은 의결서 검토 이후 행정소송 제기와 함께 집행정지 신청 여부 등도 함께 검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편 은행권은 공정위의 과징금이 회계 비용을 넘어 규제자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공정위 과징금이 운영리스크로 반영돼 위험가중자산(RWA)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은행별 RWA가 3천억~5천억원가량 늘어날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옵니다. RWA가 늘면 배당·자사주 등 주주환원 여력과 대출 성장 전략을 동시에 조정해야 하고 보통주자본비율(CET1) 방어 부담이 커진다는 점에서 투자자·고객에게 모두 좋을 게 없다는 게 대체적 시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