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배달 애플리케이션을 여는 대신, 거리로 발걸음을 옮기는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 너머로 주문하던 식사가 다시 오프라인 매장의 온기와 소음 속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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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기조가 장기화되며 외식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가성비'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운 피자 브랜드들이 새로운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조각당 1,000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은 1인 가구와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외식 지형도에 잔잔하지만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사진 = 인사이트
한때 배달이 시장을 지배했던 피자 산업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는 아닙니다. 배달비와 포장비가 당연시되던 구조에서 벗어나, 이제는 매장에서 직접 구워낸 피자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기려는 수요가 점차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피자몰'이 있습니다. 피자몰은 지난해 매출 15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4%라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13인치 라지 피자 한 판을 1만 원 안팎의 가격에 제공하는 전략은 조각당 1,000원대라는 압도적인 가성비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를 낮췄습니다.
음료와 소스를 더해도 2만 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은 일반 배달 피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고, 여기에 배달비와 포장비 부담이 없다는 점도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고피자
1인용 피자 시장의 성장 역시 눈여겨볼 만합니다. 혼밥 문화가 일상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소량 소비를 선호하는 흐름을 정확히 겨냥한 '고피자'는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2020년 158억 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200억 원을 넘어섰고, 1만 원대 1인 피자는 혼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로 젊은 세대의 선택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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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GS25와의 협업을 통해 접근성을 극대화한 전략도 주효했습니다. 매장에서 갓 구운 피자를 판매하는 협업 매장은 1년 만에 1,000개를 돌파했고, 현재 전국 1,083개 매장에서 일상적인 한 끼로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이렇듯 피자는 더 이상 특별한 날의 메뉴가 아니라, 편의점 커피처럼 가볍게 선택하는 식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변화는 지하철역과 같은 유동 인구 중심 상권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여의도, 사당, 잠실, 강남 등 주요 역사 주변에는 이른바 '1달러 피자'로 불리는 조각 피자 매장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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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당 1,500원에서 3,000원 사이의 가격대는 퇴근길 직장인과 학생들에게 부담 없는 간식으로 다가가며, 자연스럽게 발길을 붙잡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가성비 피자 트렌드가 일시적인 유행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고물가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과 합리적인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이 맞물리며, 배달 중심이었던 외식 소비가 점차 오프라인 실속형 매장으로 분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달을 대체하는 선택지가 아니라, 외식의 기준 자체를 다시 쓰는 흐름 속에서 가성비 피자는 당분간 외식 시장의 중심 축으로 자리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