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01월 13일(화)

페이퍼컴퍼니로 2조원 꿀꺽... 관세청, '불법 외환거래' 1138개 기업 정조준

지난해 무역업계를 대상으로 실시한 외환검사 결과, 불법 외환거래 규모가 2조 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외화를 빼돌리는 등 조사대상 업체 대다수에서 불법 거래가 확인되면서, 정부는 올해 조사대상 기업을 10배 확대하는 등 대대적 단속을 예고했습니다.


13일 관세청은 정부대전청사에서 '고환율 대응 전국세관 외환조사 관계관회의'를 열고 '2026년 특별 외환검사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관세청이 지난해 실시한 외환검사 결과에 따르면, 작년 조사 대상 104개 업체 중 97%에 해당하는 101곳에서 불법 외환거래가 적발되었으며, 그 규모는 2조2,049억 원에 달했습니다.


origin_관세청환율안정저해하는불법무역·외환거래특별단속실시.jpg이종욱 관세청 차장이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환율 안정을 위해 고환율을 유발하는 불법 외환거래 집중 점검 및 단속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1.13/뉴스1


관세청은 "무역업계 외환거래 법규준수도가 낮은 상황"이라며 "우리나라 총외화 유입금액에서 무역대금이 40%~50%를 차지하는 만큼, 무역업계의 외환거래 건전성을 집중 점검·단속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적발된 불법 거래 유형은 다양했습니다.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고 거래가 있는 것처럼 신고해 외화를 빼돌리는 수법이 대표적이었습니다.


관세청은 이러한 방식으로 해외에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A사는 싱가포르 페이퍼컴퍼니에 대금을 낮춰 수출하고, 국내 거래처에는 이를 정상가격으로 수입하게 하는 방식으로 외화를 빼돌렸습니다.


B사는 홍콩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놓고 그곳과 수입계약을 체결한 것처럼 속여 달러를 송금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IMG_154757.jpg연도별 수출신고액과 무역대금(수출) 편차 추이 / 관세청


또한 외환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해외지사에 유보해둔 용역대금을 해외거래처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부정 사용 기업도 다수 적발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런 불법 외환거래가 다른 수출입 기업에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단속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환율 불안정을 틈탄 무역악용 재산도피 행위, 초국가범죄 수익 은닉을 위한 불법 해외송금 등 국민 경제와 환율안정에 악영향을 미치는 범죄에 대해서는 수사 역량을 집중해 엄정히 대응할 방침입니다.


관세청은 '고환율 대응 불법 무역·외환거래 단속 태스크포스(TF)' 운영을 환율 안정 시까지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일정 규모 이상 무역거래를 하는 기업 중 세관 신고 수출입 금액과 실제 지급·수령된 무역대금 간 편차가 큰 1,138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할 예정입니다. 조사대상 기업 중 대기업도 62곳이 포함되었습니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환율 안정 지원을 올해 관세청의 핵심 과제로 설정했다"며 "관세청의 역량을 총동원해 환율 안정을 저해하는 행위에 엄정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