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미생물이 인간의 뇌 발달과 지능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습니다. 미국 연구진이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생쥐에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미생물이 뇌 기능을 직접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했습니다.
미국 노던웨스턴대 생물인류학과 케이 티아마토 교수 연구팀은 서로 다른 영장류 종의 장내 미생물을 생쥐에 이식한 결과, 생쥐의 뇌 기능이 미생물을 제공한 영장류의 특성과 유사하게 변화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과학매체 사이언스데일리 등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종 간 뇌 기능 차이 형성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입증한 첫 번째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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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무균 상태로 사육된 생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한 그룹에는 인간과 다람쥐원숭이처럼 상대적으로 큰 뇌를 가진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다른 그룹에는 마카크원숭이처럼 작은 뇌를 가진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각각 이식했습니다.
8주 후 분석한 결과, 이식된 미생물의 출처에 따라 생쥐의 뇌 활동 양상이 명확하게 달라졌습니다. 큰 뇌 영장류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생쥐에서는 에너지 생산과 시냅스 가소성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의 활성이 증가했습니다.
시냅스 가소성은 신경 회로가 학습과 경험에 따라 변화하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반면 작은 뇌 영장류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생쥐에서는 이러한 유전자 경로의 활성도가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이 생쥐의 뇌 유전자 발현 패턴을 실제 인간 및 마카크원숭이의 뇌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상당수 패턴이 일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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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토 교수는 "미생물만 바꿨을 뿐인데, 생쥐의 뇌가 실제 해당 영장류의 뇌와 유사한 유전자 발현 양상을 보였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작은 뇌 영장류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생쥐에서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조현병, 양극성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 패턴이 관찰되었습니다.
기존 연구에서도 이러한 신경발달 질환과 장내 미생물 구성 간의 연관성이 보고되어 왔지만, 미생물이 뇌 기능 형성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실험적 증거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인간은 체중 대비 뇌 크기가 가장 큰 영장류로, 막대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뇌를 유지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고에너지 뇌가 진화 과정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될 수 있었는지는 명확히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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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 에너지 문제의 해답이 장내 미생물에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아마토 연구팀은 앞선 연구에서 큰 뇌를 가진 영장류의 장내 미생물을 생쥐에 이식했을 때 더 많은 대사 에너지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뇌는 발달과 기능 유지에 막대한 에너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러한 대사 효율 증가는 진화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아마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장내 미생물이 뇌 발달 과정에서 기능을 형성하며, 이러한 신경발달 질환에 인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인간의 뇌가 성장 초기 적절하지 않은 미생물 환경에 노출될 경우, 뇌 발달이 달라지고 그 결과 이러한 질환의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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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번 발견이 특정 정신질환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인간의 뇌 발달을 진화적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종 간 비교를 통해 장내 미생물과 뇌 상호작용의 규칙을 규명할 수 있다면, 개인의 뇌 발달 과정에 대한 이해도 한층 확장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번 연구는 'Primate gut microbiota induce evolutionarily salient changes in mouse neurodevelopment'라는 제목으로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1월 5일자로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