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곳곳에서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는 까마귀의 정체가 큰부리까마귀로 확인되면서, 서울시가 본격적인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10일 서울시는 강남구 대치동 주민 A씨가 제기한 민원을 통해 해당 지역 까마귀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했다고 밝혔습니다.
A씨는 민원에서 "최근 대치동 일대에서 까마귀, 비둘기, 까치가 급격히 늘어나며 주민 생활에 심각한 불편과 위협을 주고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특히 이들 조류는 새벽과 저녁 시간대에 대규모로 몰려들어 큰 울음소리를 내며, 사람 머리 위를 저공비행하거나 쓰레기봉투를 찢는 행동을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된 이미지
A씨는 "어린이 통학로와 공원 인근에서는 주민과의 근접 비행으로 공포심과 불쾌감을 유발하고 있으며 건물 외벽과 차량은 배설물 피해로 위생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A씨는 이러한 피해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닌 도심 내 환경 변화와 관리 부재로 인한 인위적 생태 불균형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강남구청 차원의 까마귀·비둘기·까치 개체 수 조사 및 관리 대책 시행, 피해 발생 시 주민 보호 절차 및 담당 부서의 명확한 책임 범위 제시 등을 요구했습니다.
서울시 정원도시국 자연생태과는 현장 조사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확인했다고 답변했습니다.
환경부
시는 "강남구 삼성로 85길 일대를 방문한 결과 주변 음식점 골목과 선정릉으로 이어지는 길 등에서 여러 마리의 까마귀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조만간 서울시, 강남구, 국가유산청 조선왕릉중부지구관리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해결 방안 모색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해당 까마귀는 큰부리까마귀로 확인됐습니다. 참새목 까마귀과에 속하는 큰부리까마귀는 몸길이가 57㎝이며, 온몸이 광택이 강한 검은색을 띠고 있습니다.
주로 한반도 중부 이북 지역과 북한 지역에서 흔히 번식하며,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드물게 번식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큰부리까마귀는 잡초, 곡류, 과실뿐만 아니라 작은 포유류, 어류, 양서류, 나비목, 메뚜기목, 딱정벌레목 곤충류 등을 먹이로 섭취합니다. 썩은 고기와 찌꺼기도 즐겨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큰부리까마귀 / 국립생물자원관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서울시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큰부리까마귀 서식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도 큰부리까마귀 관련 민원을 분석하고 출몰 지역을 중심으로 자치구와 협력해 개체 수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시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관리 대책을 마련하고, 기후에너지환경부에 시민 안전을 지킬 수 있는 큰부리까마귀 관리 규정 마련을 요청할 예정입니다.
피해 보상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에 의거 추진하고 있는 시민안전보험의 약관에 야생동물(조류) 피해 관련 조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보상 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